[좌담회] tmKOSTA를 돌아보며 / 김보경, 성진원, 우종학

이코스타 2002년 11월호


eKOSTA 바쁜 가운데서도 이코스타의 좌담회에 참석해 주신것을 감사드립니다. 먼저 자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김보경 저는 95년에 미국에 왔고요. 2000년에 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회계법인에서 회계감사일을 하고 있습니다. KOSTA에는 97년에 참석한 후 2000년 부터 올해까지 계속 참석하고 있고요, tmKOSTA는 처음 생긴 2000 년과 2001년에는 비지니스 관련 전공별 모임에, 그리고 올해는 관심별 모임중에서 캠퍼스 미니스트리에 들어갔었습니다.


성진원 저는 99년 봄학기에 이곳 Orlando, Florida에 있는 University of Central Florida 에 박사 과정으로 유학을 왔습니다. 전공은 광학입니다. 오기 전에 한국에서는 광학분야의 직장을 5년간 다녔습니다.


우종학 저는 99년 가을학기 부터 천문학 박사과정을 시작했고 코스타에서는 2000년 가을부터 티엠코스타 사역을 섬기고 있습니다.


eKOSTA 우종학 간사님, 먼저 티엠사역의 시작과 과정, 그리고 약자의 의미와 비젼을 간략히 말씀해 주시지요.


우종학 티엠코스타의 사역은 우리가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전공과 직업의 삶의 자리에서 어떻게 전문인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갈것인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합니다. 전 삶의 영역에서 하나님의 주되심을 인정하고 세상의 가치와 질서 속에서 그리스도인답게 살아갈수 있도록 유학생들을 준비시키고 돕자는 티엠의 사역은 단지 세계관이나 신앙과 학문의 통합과 같은 커다란 주제들에 관심 있는 사람들만의 사역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는 모든 그리스도인 들이 주일날 교회에서 뿐만아니라 평일날 세상에서도 온전한 그리스도인으로 살기를 원하시기 때문이지요. 이런 사역은 코스타 초창기부터 주요한 코스타의 정신이었지만, 2000년 가을에 새롭게 티엠코스타라는 명칭을 새로 정하면서 이 사역을 보다 강화하자는 의지를 담은것 같습니다. 티엠코스타의 tm은 전공/관심을 나타내는 task-major에서 따왔습니다. 직업을 소명으로 이해하도록 돕는 일에서 시작해서 각 전공/관심분야별로 학생, 나아가서는 현장의 그리스도인들 간의 네트워크가 이루어져 지역교회에서는 감당할 수 없는 전문성을 통해 유학생들을 도전하고 준비시키자는 것이 티엠코스타의 비젼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eKOSTA 자, 함께 비젼에 대해서 들어봤는데요. 실제로 올해, 혹은 이전에 참석한 티엠에서 각각 어떻게 느끼셨는지를 말씀해 주시지요.


김보경 처음 tm이 생긴 2000년에는 tm의 비전을 잘 인식하고 있는 이들이 그리 많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그 때는 사실 같은 분야를 공부하고 있는 사람들이 모인다는 것 외에 막상 모여서 무엇을 해야하는 지에 대해서는 대부분 잘 모르는 상태였던 것 같아요. 제가 모인 비지니스 분야의 경우는 워낙 많이 모이셨기 때문에 돌아가며 소개하다보니 시간이 거의 다 갔었습니다. 그 때 오셨던 강사님들 중 한 분이 자원해서 사회를 맡아 주시고 다른 강사님들이 학생들의 소개를 들으며 몇가지 topic을 요약해서 조언해 주셨어요. 그 다음 해인 2001년에는 제 기억으로는 관심분야 별로 모이기 전에 강영안 교수님과 양승훈 교수님이 한시간 반정도 tm의 중요성을 다룬 강의를 해 주셔서 학생들이 분야별로 흩어지기 전에 오리엔테이션을 해주셨고요, 전공별 모임 때는 학생이나 직장인 중에 진행자가 있으셨어요. 올해 제가 들어간 캠퍼스 미니스트리 모임에서는 주어진 한 시간 반동안 많은 걸 나눌 수 없다는 걸 대부분 인식하신 덕에 돌아가며 간단히 자기 소개와 어떤 이유로 모임에 왔는지, 고민하는 것이 무엇인지 등에 대해 나누고 난 후 진행하시는 분이 핵심이 되는 topic들을 짚으시고 그것들에 관해 서로 조언도 하고 나누었습니다.


성진원 저는 2001년과 금년도 코스타에 참석을 했었고, tmKOSTA로 두 번 참석을 했습니다. 작년에는 제가 속한 Physical Science 분야가 없어서 Engineering 분야 모임에 갔었는데, 모임이 워낙 커서 나눔이 잘 이루어진것 같지 않습니다. 몇몇 학생들이 연구/직장 현장에서 자신의 전공 공학 분야를 가지고, 하나님을 섬기는 예들을 간증한 것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올해에는 좀더 분야가 세분화 되어서 작은 모임을 가질 수 있었고, 제가 갔던 Physical Science 분야에서 약 8명 정도가 모여서, 자기 소개의 시간 및, 모임의 사회자가 준비한 토론 주제를 가지고 짧지만 나눌 수 있는 시간을 가져서 좋았습니다.


eKOSTA 티엠이 지난 3년간 어떻게 변화되고 있다고 느끼셨는지 또 아쉬운 점은 어떤 점들인지 나눠 주실까요?


성진원 먼저, 작년에 비해서 올해는 큰 모임에서 작은 모임으로 변화된 것이 좋았습니다. 너무 많은 숫자의 사람들의 모임보다는 세부 전공으로 나눠서 참여자 각자가 얘기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졌지요. 또한 구체적인 토론 주제가 미리 준비되이서 그것을 가지고 함께 생각하고 나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아쉬운 점은 아무래도 시간부족인 것 같습니다. 모임 참여자들이 서로 소개하고 주어진 토론 주제를 다 나누기에는 1시간 30분이라는 시간이 부족한것 같습니다. 올해 제가 참석한 모임에서도 사회자가 준비한 토론 주제를 미처 다 다루지 못했습니다. 또 한가지 아쉬었던 점은 모임이 마루리 될때 나누지 못한 주제들을 이후에 전공별 웹보드에서 계속 나눌수 있도록 확실히 정리하지 못한 점입니다.


김보경 말씀드렸듯이 처음에는 모임의 목적과 방향이 그리 명확하게 인식되진 못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2000년 코스타 후 얼마 안가서 tmKOSTA보드가 생기면서 여러 다양한 전공과 관심별 분야에서 나눔들이 이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2001년에는 코스타 수양회가 시작되기 전에 학생 중에서 진행자가 미리 정해지고 그분들이 전공/관심별 모임에서 나눌 것을 미리 생각해 오시고 진행해 주셨던 것과, 두 분의 교수님을 통해서 그리스도인 전문인에 관한 강의가 이루어진 것 등 짧은 역사에 비해 비교적 빨리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고 느낍니다. 아쉬운 점이라면 풍성한 나눔을 갖기에는 주어진 시간이 너무 부족한 것 같고, 코스타 집회 이후에 웹에서의 나눔이 그리 활성화 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우종학 준비하는 입장에서 보면 티엠코스타는 아직도 초기, 자리잡는 단계에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여러가지 시도들을 통해 조금씩 방향이 잡혀가고 있다고 평가합니다. 흐름을 보자면 세미나강의와 거의 비슷하던 성격에서 학생들의 참여가 많아지는 쪽으로 가고 있고 큰단위의 그룹에서 소규모의 그룹으로, 그리고 큰 이슈들을 다루고 해결하려기 보다는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인격적인 나눔을 가지며 코스타 이후의 온라인 모임으로 격려하는 방향으로 바뀌어가고 있습니다.


eKOSTA 티엠의 변화와 아쉬운 점 중에서 시간부족이 지적되는군요. 현재 티엠의 문제점이 시간의 부족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니면 사람들의 인식이나 참여자들의 준비부족이나 역량부족에 더 있다고 생각 하십니까?


성진원 시간이 부족하기는 하지만 집회 운영상 tm 시간을 더 늘리기 어려운 점을 이해합니다. 하지만 좀더 효율적으로 시간을 쓸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생각해 볼 수가 있겠죠. 제 생각에는 토론 주제를 미리 정해서 집회 참석 이전에 등록자들에게 분야별로 이메일을 통해 나누어 주면 모임의 내용도 보다 알차게 되고 시간 제한의 문제도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모임 자리에서 토론 주제를 받고 바로 생각해서 토론하기는 시간상 좀 어려운 것 같아요. 아울러서, tm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면에서도 좀 아쉬움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코스타에 대한 인식이 해마다의 주제를 중심으로 전체집회를 중심으로 한 영적 성장과 재충전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고 여겨집니다. 등록과정을 통해서나 또는 수양회 폴더를 통해서 tm의 중요성과 동기, 참여 유도에 대한 홍보가 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종학 맞는 말씀을 하신 것 같습니다. 티엠사역에 대한 인식이 서서히 이루어지고는 있지만 아직도 그 중요성에 대해서 홍보나 참여유도가 부족한 것 같습니다. 어떤 강사분은 tm의 전공별 모임에서 고민하고 준비한 내용들이 ‘코스탄의 현장’에서 사실 다뤄져야 하는 것이 아니냐라는 말씀을 하시더군요. 사실 코스탄의 현장은 바로 실험실과 도서관과 연구실일테니까, 사실 거기서 어떻게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고 있는가를 다뤄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얘기인것 같습니다. 제가 느낀 것은 각 분야별로 학생들의 적극적인 자발성이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준비하는 입장에서 자리를 마련해줄 수는 있지만 실제로 내용을 담아야 하는 주체는 각 전공/관심 분야의 문제의식과 고민을 갖는 학생들이어야 하거든요. 티엠에 대한 홍보나 참여유도를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측면에서 준비팀의 아이디어나 계획도 많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김보경 코스타에서 tm사역을 시작한 것 부터가 이미 이 사역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아쉬운 점이라면 좀 전에도 말씀드렸듯이 시간부족인데요. 전공/관심별 네트워크라는 구조를 이루려는 tm사역에는 직접 만나서 서로의 얼굴과 이름, 관심사를 익히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느낍니다. 실제로 KOSTA 홈페이지에 들어와서 tm의 Vision Statement을 읽고 그 필요성을 느껴서 보드에 글을 올리는 경우는 매우 적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면에서 같은 전공 /관심별 모임의 사람들끼리 보다 대화할수 있도록 코스타 기간 동안에 tm에 조금 더 시간을 할애해 주신다면 모임이 더 풍성해 질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각 분야별로 웹을 섬겨주실 코디를 세워서 그 분들이 이메일로 다른 분들의 참여를 권유하고 웹 사역을 활성화 하면 좋을 것 같고요, 강사님이나 그 분야 신앙의 선배님 중에 멘토가 되실 만한 분들이 가끔 웹보드에 들러서 조언이나 격려를 해주신다면 도전도 되고 좋을 것 같아요.


eKOSTA 시간부족에 대한 얘기가 계속 이어지는 것 같은데요, 주어진 스케줄(시간) 내에서 좀더 시간을 잘 활용할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우종학 이번에 강사로 오셔서 수고해 주셨던 장성준교수님은 일년동안 각 전공별로 웹보드나 다른 창구를 통해 미리 티엠의 전공별 모임 시간을 준비하여 발표할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하셨습니다. 실제로 사회과학관련 보드에서는 얼마전부터 한달에 한번씩 발제를 올리면서 토의하는 독서토론이 진행되고 있는데요, 그 내용을 모아 소논문으로 학생들이 각각 발표하면서 참여자들을 도전하고 나눈다면, 주어진 짧은 시간이지만 알차고 유익한 시간이 될거라는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다른 전공에서도 주요한 이슈를 미리 나눠서 발제를 하고 학생들이 패널토의를 하면서 진행하는 아이디어를 내놓으신 분들도 있습니다. 비쥬얼 아트 그룹의 경우에는 코스타 기간중에 자신들의 작품으로 전시회를 구상하고 있기도 합니다. 결국은 일년동안 각 그룹에서 차분히 준비하는 것이 가장 시간을 유익하게 사용하는 방법이겠지요.


성진원 저도 동의합니다. 수양회가 열리기 전 기간동안 코디가 웹보드에서의 토론을 인도하고, 또 집회 전에 토론 주제에 대해서 미리 홍보해서 참여자들이 준비할수 있도록 하면 좋을 것입니다. 함께 책을 읽고 나누는 온라인 독서토론도 사회과학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매우 유익하리라 봅니다. 집회 후 웹보드를 통한 토론이나 수양회 당일의 모임을 미리 준비한다는 측면에서도요. 하지만 아무래도 전체 집회에서도 tm에 대한 배려가 좀더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일터의 현장에서 이미 훌륭한 강사님들이 좋은 신앙 간증을 해주셨지만, 좀더 전공 분야과 관련해서 하나님을 섬기신 간증을 해주시면, 비록 다른 전공의 참석자들이 보아도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김보경 코스타 등록 할 때 전공과 관심 분야를 표시 하잖아요. 원서로 참석자를 어느 정도 파악해서 그 분들이 코스타 오시기 전에 미리 이메일로tm의 비전에 대해 알려드리면서 참여를 권유하고 아울러 어떤 고민들이 있고, 어떤 주제들을 나누고 싶으신지들을 파악한 뒤에 그것을 바탕으로 각 분야의 진행을 맡으신 분들이 토의 주제나 프로그램을 구상하면 코스타 기간 동안 주어진 짧은 시간을 잘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도 마찬가지로 전체 집회 때 일터의 현장 시간에 자신의 분야에서 크리스챤 전문인으로 살고 계신 롤 모델(role model) 분들이 삶을 나눠주시고 간증도 해 주시면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eKOSTA 티엠 시간을 미리 준비하는 것이나 코스타 이후 각 전공별로 웹보드를 비롯한 네트워크를 관리하거나 지도하는 면에서나 멘토와 코디의 필요성에 대한 지적도 나왔는데요. 어떻게하면 각분야별로 모임이 활성화 되도록 도울수 있을까요?


김보경 우선은 각 분야별로 코디나 멘토가 세워지는 것이 필요한것 같고, 코디를 맡으신 분들이 사명감과 리더쉽을 가지고 사역하시는 게 필요할 것 같습니다.


우종학 각 전공분야별로 멘토가 되시는 분들이 있으면 참 좋겠습니다. 학생들끼리 고민하는 것보다는 이미 같은 고민을 겪어간 선배들이 조언도 해 주고 격려도 해준다면 후배들에게는 무척 도움이 될 것입니다. 웹보드에도 전공/관심별로 코스타 강사님들이나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멘토로 섬겨주신다면 훨씬 활발한 내용들이 담겨질수 있을 것입니다.


eKOSTA 지난 티엠코스타에서 세워진 코디들도 많이 있지만 실제적인 온라인 네트워크는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는것 같습니다. 어떤 역할들을 코디분들에게서 기대하십니까?


우종학 글쎄요. 각 전공/관심별로 다양한 이슈들을 끌어내는것-사실 이것은 준비팀에서 파악하기 어려운 것입니다-을 비롯해서 한달에 한번씩 이메일 리스트를 통해서 서로 격려하고 도전하는 이메일을 보낸다거나 하는 일을 할수 있겠지요. 전공/관심별로 상황에 맞게 창조적인 접근들을 찾아가야 할겁니다.


성진원 코디들의 역할이 무엇인지 어떻게 섬겨야 하는지를 안내해 주는 가이드라인 같은 것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eKOSTA 내년 티엠에서 바램과 기대, 그리고 마지막으로 티엠과 관련해 이코스타 독자들이나 유학생들 그리고 코스타 준비팀에 한마디씩 말씀해 주시죠.


성진원 우선 코스타가 전체 주제를 통한 영적인 성장뿐 아니라 참석자들의 전공 분야에서 많은 신앙적 유익을 받는 집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유학생 참석자들도 그러한 기대감을 좀더 가졌으면 하구요. 코스타 준비팀에서는 tm에 대한 배려를 좀더 짜임새 있게 하시고, 시간도 어렵지만 좀 늘렸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tm의 각 분야별 모임은 좀 더 지혜롭게, 준비된 모임이 되었으면 합니다. 특히 제 개인적으로는 토론 주제를 미리 고민하고 준비해 가고 싶습니다.


김보경 코스타 간사님들 정말 수고 많으시고요, 저는 개인적으로 2000년에 대학 졸업할 때 티엠을 통해 많은 도움을 받았었어요. 그 때 저의 진로 문제로 많이 고민하고 있었거든요. 정말 탁상공론이나 성경공부 때만 강한 크리스찬이 아니라 삶의 현장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는 데 티엠의 사역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티엠의 사역을 위해 계속 기도해 주시고요, 좀 더 많은 그리스도인 전문인들이 일어나길 기대하며 기도합니다.


우종학 저는 앞으로 2,3년의 시간을 통해서 티엠사역이 확고하게 자리잡을수 있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계속 다양한 실험들을 해 나갈것이고 그 과정에서 각 분야별로 적합한 방향들이 자리 잡히고 무엇보다 자발적인 학생들의 참여를 통해 코디들이 세워져서 작지만 네트워크가 이어질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몇개 그룹이라도 타겟 그룹을 세워서 패널토의라든가 독서토론 발제 같은 것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합니다. 아울러서 전공/관심별 모임 시간 뿐만 아니라, 세미나 강의 중에서도 tm사역과 관련하여 소명으로서의 직업, 세계관, 전문인으로서의 그리스도인의 삶 등을 다루는 tm세미나 트랙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전공과 직업을 통해서 어떻게 그리스도인으로 살 것인가를 단계적으로 다뤄줄수 있는 강의들을 거치면서 튼튼한 기본기를 갖출수 있도록 말입니다. 코스타가 유학생들을 영적으로 살리고 그리고 그렇게 살아난 그리스도인들이 현장을 포기하지 않고 살수 있도록 보다 구체적이고 전문적인 도움을 주는 사역이 되기를 바랍니다.


eKOSTA 긴 시간동안 좌담회에 임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여기 서부는 8시반이 되어가는데 그쪽 동부는 11시 반이 되어 가겠군요. 그럼 평안히 주무시고 다시 한주를 시작하셔야죠. 안녕히 게십시요.

[김보경] 내 전공으로 어떻게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수 있을까?

이코스타 2002년 11월호

내 전공으로 어떻게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수 있을까?


tmKOSTA에서 발견한 답


고등학교를 졸업하자 마자 유학을 온 나는 처음에 전공 정하는 것 부터 고민이 많았다. 한 살이라도 어릴 때 미국에 와서 영어를 배우라는 아버지의 설득으로 미국에 왔지만 특별히 유학을 와서 어떤 것을 공부하겠다는 뜻을 세우고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온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언어와 문화가 다른 곳에 던져진 18살의 나는 정말 고심할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유학을 오자마자 내가 미국에 온 것이 하나님의 뜻이 있어서라는 고모의 열성적인 전도로 예수님을 영접하고 나름대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살겠다고 다짐을 한 후였기에 영적으로 육적으로 모두 어린 상태에서 막연히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전공을 찾으려니 더 많이 고민이 되었다. 다행히 미국 대학은 1,2 학년 때는 구지 전공을 정하지 않아도 되었기 때문에 그 특성을 활용해서 될 수 있으면 다양하게 여러 과목들을 두루 들으며 여유롭게 전공을 정해야지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갓 교회에 다니기 시작하던 그 때는 왠지 교회와 관련된 일은 성스럽고 세상의 학문은 속되다는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이런 이원론적 생각을 가진 나에게 믿기 전에 관심이 있던 사회과학계통은 인본주의(Humanism)에 뿌리를 둔 “속된”전공으로 생각이 되었다 (물론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신학을 하자니 전임 사역자로 특별한calling을 받은 일도 없었고 해서 섣불리 신학교에 가겠다고 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그러다보니 1학년 때는 전공을 정하기 위해 학교 catalog에 나온 전공 소개를 여러번 읽으며 기도했던 기억이 난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전공을 정하게 해주세요”라며…


그러다 정한 전공은 아이러닉하게도 내가 가장 관심을 두지 않았던 회계학이었다. 한국에서 비슷한 시기에 유학 온 또래의 언니가 전공을 두고 고민하던 나에게 “Undecided”상태로 있으면 괜히 시간 낭비가 되니까 일단 임시로 언니랑 같이 회계학을 전공으로 두고(그 언니는 회계학을 전공하러 유학을 왔었다) 다른 전공을 찾아보라고 했다. 그 말이 지혜롭게 들렸지만 회계학은 고등 학교에서 전혀 배운일이 없었기에 망설여졌다. 언니는 생각보다 안 어렵다며 같이 수업을 듣자고 했고 그래서 회계학 개론을 듣기 시작했다. 막상 회계학 수업을 듣다보니 처음엔 그리 어렵지 않게 느껴졌고, 별 어려움 없이 수업을 듣게 되었다. 하지만 들어가는 수업마다 한결같이 돈 많이, 잘 버는 법에 대해 가르치고 있었고 학생들도 돈을 많이 벌고 싶어 상대(Business School)에 온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하긴 그런 것에 관심도 없으며 상대 수업을 듣고있는 내가 이상한 사람이었지만… 나에게는 그들의 생각과 말들이 조금은 충격적이었고 강의시간에 듣는 내용을 소화하기도 쉽지 않았다. 앞서도 말했지만 그 당시 나는 교회와 관련된 것이 세상의 것보다 더 성스럽고 가치가 있다는 생각을 은연 중에 하고 있었기에 돈을 많이 버는 것이 능력있다는 뜻이고 삶의 질을 높이는 최선의 길이라는 말들이 “돈을 사랑함이 일만악의 뿌리”라는 성경 말씀과 대치되며 혼란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어느덧 3학년이 되어 전공과목을 많이 듣게 되었고 같은 전공을 하는 이들을 만나는 시간이 많아지게 되었다. 조금씩 전공과목에도 익숙해지고 친구들과 함께 있으면 전공과 취직에 관한 대화를 나누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회계학이 하나님이 내가 하기 원하시는 전공인지에 대한 의문이 남아있었다.


3학년 2학기를 앞두고 전공에 대한 회의가 심화되면서 지금 바꾸지 않으면 대학원에 가서야 기회가 올 것 같아 다른 전공으로 바꾸기 위해 advisor를 찾아갔다. Advisor가 다른 전공으로 바꿀 때 얼마나 더 많이 학점을 들어야 하는지를 설명해 주었다. 꽤 많은 학점을 잃게 되고 지난 3년간 익숙해진 회계 전문 용어나 개념(concept)들과 전혀 다른 그 분야만의 용어들과 원리에 익숙해 져야 한다는 결론이 났다. 그러나 막상 바꾸려니 지나온 시간들을 되돌아 보게 되면서 새삼스레 ‘정말 하나님이 원하시는 전공이 회계학이 아니었다면 왜 그동안 내 삶에 간섭하셔서 전공을 바꾸게 하지 않으셨을까, 그리고 지금와서 특별한 계시(?)도 없이 전공을 바꾸면 이제까지 배운 것과 시간을 모두 낭비하는 셈이 되는 데 하나님이 주신 시간을 이렇게 허비하는 것이 과연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일까, 내가 너무 성(聖)과 속(俗)을 심하게 구분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성경을 봐도 나처럼 전공을 두고 고민한 사람은 (당연히) 나와있지 않았다. 물론 회계학이 나쁘다고도 나와있지 않았다. 예수님의 제자 중에는 세리도 있었다. 그래서 이제는 전공을 바꾸려는 생각을 접고 “제가 회계학으로 어떻게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수 있을지 알려주세요”라는 기도를 하게 되었다. 그렇게 기도하면서 회계학을 전공해서 무엇을 어떻게 하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수 있을지 고민했지만 지혜가 부족한 탓에 선교/구제 헌금 많이 내는 것 외에 딱히 생각나는 것이 없었다. 물론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믿음이 필요한 일이고 하나님께 영광이 되는가에 대해선 의심할 여지가 없었지만 구지 회계사가 아니어도 할 수 있는 일이었기에 마음 한 구석에선 뭔가 더 강한 동기의식(motivation)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시말해 이 일을 하는 것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이고 영광이 되는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싶었다. 왜냐면 대학 졸업반이 되어 취직과 공인 회계사 자격증 시험이 코 앞에 닥쳐왔는데 그 힘든 고비들을 넘기기 위해선 이 길이 정말 걸을 가치가 있다는 확신과 어떤 사명감 같은 것이 필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간절히 바랬던 건 수많은 한인 회계사 중에 크리스찬으로 소명의식을 가지고 일하는 분들을 만나는 것이었다. 그러나 발이 그리 넓지 않은 유학생이었기에 그저 가끔가는 한인타운의 공인회계사 간판을 보며 저 중에 신실한 크리스찬 회계사는 어느 분일까 생각만 할 뿐이었다.


그즈음에 대학 2학년 때 참석했다가 그 이후 IMF사태가 터지는 바람에 갈 수 없었던 KOSTA에 다시 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졌다. 마침 대학을 졸업하고 본격적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하기 바로 직전이었고 자격증 시험 준비를 막 시작하려는 때였다. 코스타 광고지를 보니 올해부터 전공별/관심별 모임이 생긴다고 했고, 강사 명단에 공인회계사로 일하고 계신 분이 계셨다. 출발하기 전부터 코스타를 통해 하나님께서 나에게 말씀하고자 하시는 것이 있으심을 느끼면서 설레는 맘으로 시카고로 향했다. 마지막 날 있었던 전공별/관심별 모임에 들어가니 생각보다 훨씬 많은 분들이 오셔서 강의실이 꽉차게 되었다. 워낙 참석자가 많았기에 돌아가며 간단히 자기소개와 왜 이 모임에 왔는지에 대해 말하고 진행을 맡아주신 어느 강사님께서 대강의 토픽(topic)을 정리해 그 곳에 오신 다른 강사님들과 함께 조언을 해 주시는 형태로 진행이 되었다. 참석자들이 나눈 고민들은 비단 전공에 대한 문제 뿐 아니라 크리스찬으로서 직장생활 할 때 부딪히는 문제들과 미국에서 직장생활 할 때의 문제등에 관한 것도 있었다. 나와 비슷한 고민들을 하고 있는 이들의 고민들을 놓고 신앙과 인생의 선배들인 강사님들이 조언을 해 주셨다. 나에게는 그 분들의 조언들이 하나 하나 너무나 귀하게 들렸다. 왜냐면 미국에서 유학생 출신으로 미국 직장(사회)에서 크리스찬으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시는 그 분들의 조언은 이론이 아니라 삶이 묻어 나오는 경험에서 우러나온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무엇보다 그 분들의 조언을 통해 전공분야에서 뭔가 크고 대단한 일을 해야지만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부름받은 그 자리에서 크리스찬으로 최선을 다하며 주어진 역할을 감당하는 삶을 사는 것이 그 분이 기뻐하시는 것이라는 걸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동시대를 사는 또래들의 모습을 보며 나만 홀로 고민하고 힘든 게 아니라는 위로도 받게 되었다.


코스타에서 돌아온 후 얼마 안가 코스타 홈페이지에 tmKOSTA 보드가 생기게 되었고 그 곳에 용기를 내어 자기소개하는 글을 올렸다. 내 소개글을 읽고 내 또래에 회계법인에서 일하는 크리스찬 자매가 이메일을 보냈다. 그 기쁨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것이었다. ‘나와 같은 지역에 살며 나와 비슷한 나이에, 같은 전공을 공부하고, 같은 계통의 회사에서 일하는 한국인 크리스찬’을 만났다는 사실만으로 얼마나 가슴 설레이고 힘이 되었는지 모른다. 한 번도 코스타에 참석해 본 적이 없던 자매는 보드에 올린 내 소개를 보고 용기를 내어 이메일을 보냈다고 했다. 그 이후 서로 계속 연락하고 만나기도 하다가 코스타에도 함께 참석하게 되었고 지금도 가끔씩 안부를 물으며 나눌 수 있는 귀한 영적 친구가 되었다.


이미 대학을 졸업하고 더이상 유학생의 신분이 아니지만 매년 코스타에 가는 것이 연중행사처럼 되어있는 이유 중에 하나는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고 또 했었던 하나님의 사람들을 만나 위로와 도움을 주고 받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왜 나에게 이 전공을 택하게 하셨을까?”,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전공과 직업은 무엇인가?” 그리고, 무엇보다 “어떻게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내 전공과 직업을 쓸 수 있을까?”라는 질문들은 크리스찬 청년들이면 누구나 한번쯤 해보는 질문인 것 같다. 대학 시절 내내 이 문제들을 놓고 고민했던 나는 tmKOSTA라는 전공별/ 관심별 모임을 통해 만난 동역자들과 신앙의 선배들의 조언을 통해 내가 왜 이 공부를 했고 또 어떻게 이를 통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삶을 살 수 있는 지에 대해 돌아보고 배울 수 있었다. 또한 코스타가 끝난 후 현실인 내 삶의 자리에 돌아와서 직장생활이 어렵고 힘들 때마다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과 tmKOSTA에서 받은 조언들, 그리고 그 때 본 수많은 얼굴들을 떠올리며 다시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 각자의 삶의 장소로 보내심을 받은 우리의 정체성(identity)을 상기해 보게 된다.


오늘도 출근하기 전에 나를 부르신 삶의 터전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잘 감당할 수 있길 간구한다. 부족하고 연약한 나를 긍휼히 여기시고 기도할 때 마다 응답해 주시는 신실한 아버지를 의지하면서……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 소금이 만일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짜게 하리요. 후에는 아무 쓸데없어 다만 밖에 버리워 사람에게 밟힐 뿐이니라.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 산 위의 동네가 숨기우지 못할 것이요 사람이 등불을 켜서 말 아래 두지 아니하고 등경 위에 두나니 이러므로 집안 모든 사람에게 비취느니라. <마태복음 5:1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