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영운] 뒷산 지키기

이코스타 2004년 6월


요 즘은 아침에 일어나 아파트 뒤에 있는 야산을 오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서울에 있는 집뿐만 아니라 주중에 머무는 부모님 댁 뒤에도 다행히 야트막한 산이 있어서 아침운동을 하기에 안성맞춤이다. 그런데 더 더욱 좋은 것은 두 곳 모두 다 약수터가 있어서 운동 하기 전과 후에 신선한 물을 마실 수 있다는 것이다.

주 말에는 태어난 아기와 시간을 보내느라 뒷산을 가지 못하고 있다가 오늘은 벼르고 별러서 아내와 아침 산책 겸 운동을 다녀왔다. 아내와 함께 하는 아침 산책 길이 어찌나 행복하고 달콤하던지. 손을 잡고 걸으면서 아직 조금 남아 있는 아카시아 향기를 맡기도 하고 푸르름이 짙어가는 나뭇잎 내음도 맡으며 사는 얘기를 가만가만 하기도 했다. 비가 많이 오지 않는 주 중에는 거의 매일 들러서 상쾌한 공기와 물을 마시고 체력도 단련하고 걸으면서 기도와 묵상도 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고 있다.

그 런데 한국에 돌아와서 느낀 것은 그간 도시화가 빠르고 폭 넓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가령 예를 들면, 20여년 전 필자의 고등학교 시절의 모습과 지금의 모습을 비교해 보면 필자가 일하고 있는 곳인 청주는 도시면적이나 인구의 면에서 거의 네 배나 늘어났다고 할 수 있다. 인구증가 측면에서 보면 도시인의 자연증가보다는 농촌인구의 유입이 주된 도시화의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리고 도시면적의 증가는 이론의 여지 없이 산과 논 개발을 통해 일어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오랜만에 가 본 고향은 도심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곳이 새로 개발된 곳들이라서 아주 생소하게 느껴졌다. 현재 주중에 필자가 거처하고 있는 부모님 댁도 예전에는 야산이고 들판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시멘트로 지어진 아파트와 잘 계획된 아스팔트 도로로 변해있다.

세 계화의 위력이 우리의 농촌과 도시의 모습을 이렇게까지 변하게 했구나 하는 감상에 젖기도 하면서 주위를 둘러보니 새로 생겨난 도시에 녹지 공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도시 크기로 가히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 있는 서울도 여기에서 예외라고 할 수 없으며, 필자가 일하고 있는 청주도 여전히 녹지 공간이 부족하기는 마찬가지이다. 녹지가 차지하는 비율이 낮고 아스팔트와 시멘트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으면 보존된 녹지에서만 얻을 수 있는 보온, 보습, 방한, 방풍, 공기정화 등의 혜택을 얻지 못하게 된다. 서울의 도심과 부도심이 그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서울의 거리를 지나다 보면 숨을 쉬기 힘들만큼 공기가 오염되어 있고 여름에는 훨씬 무덥고 겨울에는 훨씬 춥다. 잘 알려진 외국의 예로서 남미의 아마죤 원시림은 하루에 축구장만한 넓이로 무참히 베어지고 있어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이에 대해 많은 학자들은 지구 온난화와 전 지구적인 산소 공급량 감소를 우려하기도 한다. 이러한 염려들은 지나치게 환경적인 측면만 고려한 것이고 아마죤과 관련된 사람들과 아마죤 자체가 가지고 있는 셀 수 없는 가치들 (원주민의 문화, 약품제조에 쓰이는 재료들, 희귀 동식물, 홍수 조절 능력, 생태계, 등)은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 할 수 있다.

그 나마 부모님 댁이 있는 곳과 서울에 있는 필자의 거처는 다른 곳과는 달리 조금의 녹지 공간이 남아 있어 다행스럽게 생각된다. 아마도 두 곳 다 외곽지역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리라. 이는 그나마 땅값이 상대적으로 싸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간에 도시화의 문제를 지적해 온 학자들과 시민들의 노력이 만들어 낸 귀한 산물이라고도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에 건설된 일명 신도시들을 살펴 보면 난 개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곳도 있지만 몇 곳은 녹지를 많이 확보하여 좋은 생활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고 보고 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도시들도 자연적인 녹지를 그대로 살렸다기보다는 오히려 인공적으로 호수를 만들고 나무를 심어 가꾸었다고 해야 할 것이다. 도시화의 단점 중의 하나인 녹지 공간 부족을 해소하려는 점만을 보면 이러한 시도가 물론 필요하다. 그러나 아예 아무 것도 없는 곳이라면 모르겠지만 오랜 기간 동안 유지되어 오던 해당지역의 고유한 생태계와 문화와 역사를 고스란히 없애고 많은 돈을 들여 인공의 녹지와 휴식공간을 제공한다는 것은 왜 그런지 인간의 오만함이나 무지가 드러나는 것 같아 못내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뒷 산 지키기로 대표되는 도시의 녹지 공간 확보 및 녹지 축 보존은 장차 우리 후세들이 이 땅에서 살아갈 마지막 희망을 담보하는 일이기에 중요하다. 이제껏 의식 무의식적으로 인간이 자연과 동료 사람에게 행해 온 오만에 대한 생태계의 준엄한 심판을 조금이라도 피해가려면 최소한의 녹지 공간을 확보해야만 한다. 이 것은 어쩌면 자연을 위한다기보다는 사람이 살기 위한 마지막 보루로서 인식하고 사회전체의 합의를 이끌어내야 하는 소중한 일이다.

최 근에 서울에서는 Green Trust 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이 운동을 통해 2006년까지 마을공원, 근린공원 같은 생활권 녹지 100만평을 확충하려고 한다. 영국의 내셔널 트러스트 운동을 모방한 ‘그린 트러스트’는 시민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녹지 확대사업을 펼쳐가는 도시녹화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동네별로 휴식과 운동을 겸할 수 있는 마을공원이 우선적으로 조성되며, 근린공원도 17개소 정도 건설될 예정이다. 그리고 학교의 담을 허물고 공원화해 인근주민이 이용하도록 하는 학교 공원화 사업과 개발제한구역 내(그린벨트)에 숲을 회복시키고 수목원, 생태탐방로, 농촌체험시설을 갖춘 소풍공원 등도 조성한다고 한다. 시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건물옥상에도 녹지공간이 생겨난다고 한다. 시민들이 집에서 5분 거리에 공원을 접할 수 있는 공원녹지를 제공하며, 공원과 공원을 녹지로 연결하는 생태통로를 만들어서 도시 전체가 생태적인 조화를 이루어 가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문화일보 2004년 1월 12일). 시민들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는 영국 및 미국의 경우와 같지는 않지만 사단법인 서울그린트러스트가 결성돼서 민간이 주도적으로 이 사업을 이끌어 가고 서울시가 적극적으로 행정적인 뒷받침을 하겠다고 한다. 늦은 감이 다소 없지 않지만 이왕 시작되었으니 서울시는 지나친 간섭을 피하고 민간 단체는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여 명실상부한 시민주도의 숲 가꾸기 운동이 되기 바란다.

녹 지가 없는 도시 지역에는 인공적으로라도 녹지를 확보하도록 시민 전체가 의지를 모아야 한다. 그리고 이미 녹지가 있는 곳에서는 그곳 자체의 미와 전통과 이야기가 살아나도록 보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내셔널 트러스트처럼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없어질 위기에 놓은 녹지와 문화유산을 사서 더 이상 개발되지 못하도록 영구히 보존하려는 노력이 각 마을마다 생겨나면 좋겠다. 최소한 남아 있는 마을 뒷산이라도 더 이상 사라지지 못하도록 마을 전체의 의견을 모아 트러스트를 구성하고 영구히 보존하면 어떨까?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이러한 운동을 통하여 사라져 가는 공동체 의식도 다시 회복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이웃 마을과 나라 전체에 이러한 운동이 펼쳐지도록 관심을 기울이면서 자그마한 정성이라도 함께 보태보면 어떨까?

숲 은 과거 우리의 선조들이 노동하고, 휴식하고, 명상하고, 먹을 것을 구하던 생명의 보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시민들에게 깊은 숲은 없을지 몰라도 야트막한 뒷산이라도 있다면 아침마다 또는 지치고 힘들 때 찾아서 새롭게 하루를 시작도 하고, 남몰래 한숨도 지으며 위로도 얻을 수 있고, 나태해진 몸과 마음을 가다듬을 수도 있을 것이다. 특히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아침마다 뒷산을 찾아서 기도도 하고, 명상도 하며, 새소리, 바람소리, 풀벌레 소리를 통해 말씀하시는 주님의 음성을 들으며 하루를 시작할 수 있으니 이보다 더한 이득이 어디 있을까? 우리 주 예수께서 새벽 미명에 산에 올라 기도하시던 것을 생각하며…

우 리 그리스도인은 사회를 구성하는 중요한 존재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더 더욱 점점 이기적으로 변해가는 현대 사회에서 닫혀진 집 문을 열어 젖히고 이웃을 초대하며 그리스도의 사랑을 겸손히 보여줄 수 있는 시발점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 마을 단위의 중요한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서 모범을 보이며 공동의 관심사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는 역할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특히 자발적으로 이러한 뒷산 지키기 같은 마을 중대사를 제안하고, 의견을 모아가며 행정관청과 연결하여 가능성을 찾아가는 일도 주께서 명령하신 이웃 사랑의 한 부분이 아닐까?


[반영운] 환경을 생각하시는 어머니

이코스타 2004년 5월


미 국 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에 들어온 지도 벌써 두 달이 되어가고 있다. 가족과 함께 지내면서 스위트 홈을 꾸려 보려는 알뜰한 욕심을 주께서 아셨는지,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그간 그렇게 닫혀있던 한국 행 문을 열어 주셨다. 그 동안 아내와 아이는 물론 부모님과도 오래 떨어져 지냈었는데, 주중에는 부모님과 함께 지내고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있을 수 있는 장소에 직장을 주셨다. 참으로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아내도 양가 부모님도 모두 기뻐하시며 가족이 함께 살 수 있게 된 것에 감사하고 있다.


귀 국하자마자 직장에 출퇴근하는 문제로 고민을 하다가 직장 근처에 사시는 부모님께 신세를 지기로 했다. 아니 어머니의 강력한 엄포에 눌려서 그렇게 하기로 했다. 사실은 지난 몇 년 동안 어머니께서 무릎 신경통, 허리 디스크로 많이 편찮으시기 때문에 학교 근처에 살면서 주중에 들러 보살펴 드리려고 했는데, 자식의 생각과는 달리 당신께서 힘드시더라도 밥 한 끼라도 손수 차려주고 싶으시다는 사랑의 명령에 무릎을 꿇을 수 밖에 없었다.




부모님 댁에서 걸어서 약 25분 정도 걸리는 위치에 직장이 있고, 오가는 길에 나무도 많이 있어 학교를 걸어 다니기에 안성맞춤이다. 주로 월요일 아침에 버스를 타고 내려와서 금요일까지 있다가 오후에 아내와 아이가 있는 집에 가서 주말 내내 아이의 재롱에 시간가는 줄 모르곤 한다.

주 중에 저녁 또는 아침 시간을 부모님과 함께 하면서 눈에 띄게 두 분의 기력이 쇠하신 모습을 발견한다. 건장하시던 아버지도 이제 키가 많이 작아지셨고 얼굴에 주름이 많이 생기셨다. 어머니께서도 발목 부분과 무릎 관절과 허리의 통증으로 많이 괴로워하신다. 25년 전 필자가 고등학생으로 식물 인간이 되어 병원을 전전하던 시절에, 누워 지내던 자식을 붙들고 하염없이 우시며 어떻게든 살길을 마련하려고 동분서주 하시던 어머니를 생각할 때면 더욱 더 마음이 아프고 괴롭다. 당신께서 그렇게 아프고 힘드시면서도 다 큰 자식이 20년이 넘는 세월을 지나 이제 함께 살게 되니, 한 편으로는 너무나 기뻐하시며 또 다른 한 편으로는 괴로워하신다. 왜냐하면 이제 당신의 몸이 힘들어서 자식에게 주고 싶고 먹이고 싶은 것을 하실 수 없기 때문에 눈물짓곤 하신다. 아, 나는 언제나 어머니의 그 깊은 사랑을 이해할 수가 있을까? 주께서 주신 아이를 키워가면서 그 사랑의 깊이와 넓이를 조금이라도 만져 볼 수는 있을까?


부 모님과 함께 살면서 어머니의 생활 속에 환경을 생각하고 아끼시는 모습들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우리의 일상 생활, 특히 가정 생활 속에 환경을 보호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로 외치지만 행동으로 옮겨지지 않는 안타까움을 지난 호에 고백한 적이 있는 필자에게, 어머니의 생활은 좋은 본보기가 될 듯하여 외람되지만 여기에 소개하고자 한다.




어머니께서는 학벌이나 학식 면에서 내세울 것이 없는 아주 평범한 가정 주부이시다. 어릴 때부터 보아 온 어머니는 늘 청결하고 근면하고 검소하신 분이셨다. 지금도 그 때나 다름없이 그 모습 그대로인 것에 놀라곤 한다. 너무 깔끔하고 단정하셔서 자랄 때는 조금만 옷을 더럽히거나 집을 어지럽히면 야단을 맞은 적이 많이 있었던 기억이 새롭다. 요즘도 그 깔끔함이 옛날 그대로인 것 같아 어머니의 건재하심을 느끼고 새삼 하나님께 감사 드리고 있다. 그러나 원래 깔끔함과는 좀 거리가 있는 필자로서는 그런 어머니와 함께 사는 것이 한 편으로 힘든 면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 이러한 시간도 그리 많이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면서 어머니의 사랑에 듬뿍 젖어보며 어리광도 부리곤 한다.

어 머니의 하루 일과는 아주 단순하다. 무릎과 허리가 아프셔서 운동을 많이 하지 못하시는 관계로, 체중을 줄일 목적으로 새벽 네 시에 일어나 반신욕 (욕조에 더운 물을 받아놓고 가슴 위는 내놓고 하반신을 물속에 담그는 목욕)을 하시면서 그 시간 동안 기도도 하신단다. 30분 정도 반신욕을 마치시면 받아놓은 물로 목욕을 하시고 그 물로 바닥과 변기를 닦으신단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약한 샴푸로 머리를 감으셨는데 환경을 공부하는 아들이 샴푸를 쓰면 물이 많이 오염되니 그 대신 비누로 머리를 감고 식초를 약하게 물에 타서 머리를 헹구면 머리도 부드럽고 비듬도 잘 안 생기게 된다는 말을 들으시고는 그대로 실천하고 계시다. 사실 이 부분이 필자가 꾸준히 실천해 오는 환경보호 중의 하나이기에 자신 있게 권해드린 것인데 아들보다 더 열심히 실천하고 계신다.




아침이 되어 필자가 동네 야산으로 운동을 나가고 나면, 어머니께서는 간밤에 방에 두었던 요강을 씻으신다. 필자는 그간 까마득히 잊고 있었던 것인데 이제껏 부모님께서는 밤에 요강을 이용하고 계신다. 아들이 학교에서 퇴근하던 첫 날 저녁, 어머니께서는 요강을 방에 들여 놓으시면서 밤 중에 화장실에 가지 말고 요강을 이용하라고 하셨다. 처음에는 좀 당황스러웠는데 어머니의 하시는 말씀이 너무 일리가 있어서 순종할 수 밖에 없었다. “소변을 볼 경우 수세식 변기의 물을 여러 번 틀게 되는데 물 낭비가 너무 심하니까 요강을 이용해서 나중에 한 번에 물을 조금 이용해서 씻자”고 하시는 말씀이 그냥 물이 아까워서가 아니라는 것을 깊이 느낄 수 있었다. 뒤통수를 크게 얻어 맞은 느낌이었다. 필자를 비롯한 현대인들의 첫 번째 덕목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편리함’의 추구라고 할 수 있는데, 어머니는 분명 세상의 덕목과는 반대로 사시는 것 같이 느껴졌다. 두 분께서 삼십 년이 넘게 사시던 단독 주택을 정리하고 아파트로 옮기신 것은 물론 편리함을 찾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것 보다는 오히려 기력이 쇠잔해지셨기 때문이라고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된다. 적어도 어머니의 그러한 자세를 통해 더더욱 그런 확신을 갖게 된다.

아 주 오랜만에 어머니께서 차려주시는 아침을 먹으며 보이지 않는 눈물을 흘리면서 어머니의 건강이 빨리 회복되길 기도하고 있다. 아침을 먹는 시간 동안 어머니께서는 사십이 넘은 아들에게 이것 저것 먹을 것을 챙겨주시면서, 가끔씩 빨래하는 것이라든지, 설거지 하는 것이라든지, 설거지 하고 남은 쓰레기 처리하는 것이라든지, 폐식용유를 처리하는 것이라든지, 집 안 청소하는 것이라든지, 에너지 사용하는 것 등에 대해 이야기를 하시곤 하신다. 여쭤보지도 않은 것들이지만 자식이 밥 먹는 동안에 심심하지 않도록 배려하시는 어머니의 사랑의 표현이리라. 들은 말씀들을 몇 가지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로, 빨래는 아직도 손빨래를 하고 계시는데 폐식용유로 손수 만든 비누를 사용하신다. 빨래하고 남은 물은 화장실 변기를 청소할 때나 바닥을 청소할 때 사용하시고, 헹군 물은 화분에 주신다. 그리고 이제 연세가 드셔서 짜는 힘이 부족한 탓에 짤순이를 이용하여 물만 빼신다. 세탁기를 사용하면 전기도 많이 소비될 뿐만 아니라 빨래가 깨끗하게 되지 않는다고 하시면서 굳이 손빨래를 고집하고 계신다.

둘 째로, 설거지 하실 때는 싱크대에서 하수구로 가는 구멍에 신문지 같은 것을 군데군데 잘라 넣고 음식 찌꺼기를 거르게 한 다음 설거지가 끝나면, 신문지를 펴서 말린 후에 쓰레기를 배출하신다. 아파트로 이사하시기 전에는 단독 주택에 사셨는데 태울 만한 쓰레기를 옥상에서 태우시다가 주위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하는 일이 있어 혼이 나기도 하셨다고 한다. 말씀을 듣고 왜 그러셨냐고 했더니 쓰레기를 너무 많이 내보내는 것 같아서 쓰레기 양을 줄이려는 맘에 그러셨다고 한다. 그래서 어머니께 아무런 조치 없이 쓰레기를 태우면 공기도 오염되고 나쁜 화학 물질이 공기 중에 나와서 안 좋다고 말씀 드렸다. 그리고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어머니께서 아직 부엌세제를 사용하신다는 점이다. 그래서 가루나 쌀뜨물이나 비누로 만든 환경 친화적인 부엌세제를 소개해 드리고 사용을 권해 드렸더니 그렇게 해 보겠다고 하신다.




셋째로, 집안 청소를 할 때는 세제를 사용하지 않고 주로 비누를 사용하고 전기 진공 청소기를 사용하지 않으시고 걸레와 빗자루를 이용하고 계신다. 살면서 여러 집을 다녀 보았지만 어머니의 깨끗함에 견줄만한 집을 찾아보기가 힘들 정도다. 어쩌면 괴벽처럼 보이기도 했지만 지금 돌아보면 물 사용을 많이 하지 않으면서 집안을 깨끗하게 유지하였기에 가족의 건강을 이만큼 지키지 않으셨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이젠 무릎도 아프시고 허리도 아프시니 그만 쉬셨으면 하는 바람으로 대신 청소라도 할라치면 손도 못 대게 하신다. 아들을 생각하는 것도 있지만 두 번 일을 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 주된 이유이다. 그래도 아버지께서 하시는 것이 어머니의 높은 기준을 어느 정도 만족시키신단다. 함께 살면서 이젠 자식에게 효도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도 좋으련만 그런 것은 말도 못 꺼내게 하신다. 어머니를 생각하면 가끔씩 하나님의 무조건적인 사랑을 떠올리게 된다.

넷 째로, 새벽에 일어나서 문안 인사를 드리면 어느새 두 분은 청소도 하시고 아침 식사 준비도 하고 계신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그 모든 일들을 어둠 속에서 하고 계시다는 것이다. 이제 함께 산 지 두 달이 다 되어가는데 새벽이나 밤중에 거실이나 방이 환하게 밝혀진 것을 본 적이 없다. 거실에서도 형광등을 다 돌려놓으시고 한 개만 불이 들어오도록 하신다. 여쭤보지 않아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것이지만 한 번 그 이유를 여쭤보니 먼저는 전기 세를 아끼기 위함이고 그 다음은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의 에너지 현실을 인식하여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함이라고 하신다. 혹시라도 전열기를 사용하고 나면 반드시 코드를 뽑으시는 어머니의 삶의 지혜에서 경외감마저 들기도 한다.




어머니를 옆에서 지켜보면서 작은 원칙을 실천하는 삶의 아름다움을 느껴보곤 한다. 필자가 고등학교 때 아팠던 것이 계기가 되어 예수를 믿게 된 어머니께서는 아들을 고쳐 주신 하나님에 대한 의리로라도 교회에 꾸준히 다니신다. 속칭 하나님의 일을 많이 하지 못한다는 말씀으로 당신께서 신앙이 좋지 못하다는 말씀을 하시기에, 지금 하고 계신 일들이 바로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이라고 위로의 말씀을 드리곤 한다. 우리가 교회에서 배워 온 일면적인 신앙의 모습으로 평가되고 자책하는 모습이 안타까운 뿐이다. 사실상 그리스도인으로서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을 한다는 것은 평범한 일상의 일들을 사명감을 가지고 주님의 뜻에 맞게 잘 해 나가는 것이 아닐까? 사랑과 희생과 순종과 정의의 정신을 가지고 가정과 직장과 여러 공동체에서 구성원들과 화목하며 서로 존경하며, 수행하는 일들을 공평하고 정의롭게 처리해 나가는 것이 주께서 진정으로 기뻐하시는 예배가 아닐까? 그 중의 하나가 바로 환경을 생각하며 우리의 일상을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한다. 필자의 어머니께서 그저 남들이 알아주건 알아주지 않건 상관하지 않고 환경을 생각하는 삶의 원칙을 꾸준히 지켜가시듯이……

어머니, 주님의 사랑을 듬뿍 받으면서 건강하게 사시길 기도합니다. 어머니의 삶에서 좀 더 많이 배우고 싶습니다. 어머니,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반영운] 집에서 할 수 있는 환경보호 – 정리

이코스타 2004년 4월

사실 지금까지의 글들은 조금은 이론적인 것에 불과하다. 글에 담긴 내용이 실제로 필자 자신에게 생활 속에 얼마나 적용이 되고 있는지 한 번 조심스럽게 살펴볼 필요를 느낀다. 따라서 학교에서의 생활을 제외한 출근 전과 퇴근 후에 집에서 하는 생활을 한 번 살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부끄러운 면이 많이 있지만 회개하는 의미에서 한 번 적어보면서 글을 시작하고자 한다.

침대에서 졸린 눈을 부비고 일어나서 찬물을 한 컵 가득 들이킨다. 학부 시절 일반화학 선생님께서 해 주신 당신의 경험담이 계기가 되어서 나름대로 실천하고 있는 건강 유지법 중의 하나인 것으로서 잠에서 깨고 나서 찬물을 두 세컵 마시면 위장에도 좋고 변비도 걸릴 염려가 없다고 하시는 말씀이다. 잠시 기도와 묵상을 하고 성경을 읽고나면 한국에 있는 아내에게 전화를 해서 저녁 인사를 나누고 막 백일이 지난 아들의 하루 일을 들으며 가슴 가득히 메어오는 아쉬움을 간직한 채 하루를 시작한다. 이제 얼마 안 있으면 한국에 돌아가겠지만 그래도 아들 녀석의 냄새와 웃는 얼굴과 막 시작한 옹아리 모습이 그립기만 하다.

얼마 자라지 않은 수염에 비누칠을 하고 몇 달 전부터 사용하고 있는 일회용 면도기로 면도를 한다. 비누를 두 세 번 칠하고 물 세기를 약하게 해서 샤워를 하고 나면 조금씩 허기가 밀려온다. 요즘 가뜩이나 운동을 안한 탓에 체중이 많이 불어서 지방간이 있다는 경고를 받고 식사량을 조절하려고 애쓰고 있지만 여전히 왕성한 식욕을 절제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체중조절 노력의 일환으로 아침을 토마토 한 개, 사과 한 개, 작은 빵 하나, 지방을 제거한 우유 한 잔 정도로 간단하게(?) 하고 학교로 향한다. 처음 학교에 왔을 때는 차가 없기도 하고 딴에는 도보출근을 실천하며 건강을 유지한다는 생각에 25분 정도 걸어다녔는데 최근에 학교 건물을 옮기고 나서 거리가 좀 더 멀어진 이후로는 많이 나태해진 탓에 35분 정도 되는 거리를 차를 타고 4분만에 출근한다. 출근할 때마다 마음이 괴롭다. 학교로 가기 전에 요즘 조금 추워진 탓에 조금 높게 맞춰놓은 난방기와 백열등이 꺼져 있는지 확인한다.


가끔씩 잊고 학교에 갈 때는 하루 종일 자동조절 온도계의 도움으로 주인 없는 방이 훈훈해지곤 한다. 이렇게 생각과 글과 말과 생활이 달라서야 어디 글 쓰고 가르칠 자격이 있나하는 자책감에 시작하는 하루가 늘 괴롭게 느껴지곤 했는데 요즘은 바쁘다는 핑계로 안위를 삼고 있다.

그러나 가슴 한 구석에서는 게으름을 채찍질하고 있다. 자신이 미국 영화나 텔레비젼에 나오는 배불뚝이 주인공처럼 돼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학교에서 일을 하고 오후 퇴근시간이 되면 체육관으로 향한다. 작심 삼일이 되지 않기 위해 체육관에서 50분 이상 걷기도 하고 윗몸 일으키기도 하고 체조도 하면서 체중을 줄이려고 애쓰고 있다. 땀이 비오듯 하여 입고 간 옷이 땀으로 흠뻑 젖어 버린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도 여전히 차를 몰고 있다. 사실 체육관에 등록을 한 것은 벌써 지난 학기 초인데 본격적으로 걷기운동을 실시한 것은 한국에 갔다가 나름대로 경고를 받고나서 미국으로 돌아온 두 주 전부터이다. 이렇게 게으르니까 생긴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하고 부끄러운 맘에 그저 숨고만 싶어진다. 집으로 돌아와서 젖은 옷들을 모아 며칠 째 쌓여 있는 빨래통의 옷들과 함께 세탁기에 넣고 합성세제인 세탁액을 적정량의 3분의 2 정도를 넣고 세탁기를 돌린다. 목욕할 때 샴푸를 사용하지 않는 것은 가능한데 빨래를 할 때 천연세제를 구하거나 만드는 것이나 비누를 칠해서 빨래를 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는 합성세제를 사용하곤 한다. 빨래하는 마음 한 켠이 늘 아리고 죄송스럽다. 세탁기가 돌아가는 동안 현미와 잡곡을 고루 섞은 쌀을 씻고 쌀을 씻은 물을 모아 둔 후 압력솥에 넣고 밥을 한다. 현미밥을 장기적으로 먹으면 여러 질병이 없어진다는 연구보고를 읽은 이후 식단의 일부로 자리하고 있다. 장모님과 어머니의 배려로 미국에 올 때 가져온 김치와 밑반찬들과 된장찌개로 저녁을 먹는다. 된장찌개를 끓일 때 넣는 야채들은 대부분 South Side Produce라는 곳에서 거의 도매값으로 산 것들인데 유기농산물은 아니다. 대규모로 지은 농산물들인데 대부분 주변 지역에서 온 것들이지만 오렌지를 비롯한 몇몇 농산물들은 캘리포니아나 멀리 다른 지역에서 온 것들도 있었다. 교통이 발달해서 가능해지긴 했지만 농산물은 가능하면 주변지역의 유기 농산물을 이용해야 사람의 건강을 지키고 땅의 힘을 보다 강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혼자서 먹는 식탁이 재미가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니 빨리 많이 먹으려는 경향이 있어서 늘 위험을 느낀다. 식사를 하면서 가끔씩은 음악을 듣기도 하고 텔레비전을 보기도 하는데 식구가 함께 둘러 앉아 오손도손 음식도 나누고 하루를 지낸 이야기도 하며 저녁 시간을 보내는 것이 꿈같이 느껴지곤 한다. 언제나 이러한 꿈이 나와 우리 가족, 그리고 현대를 살아가는 바쁜 가족들에게 실현될지 자못 기대된다. 물론 다분히 우리 개개인들의 강한 의지와 사회적인 분위기가 형성되어야하겠지만…

위 글은 필자가 학교를 한국으로 옮기기 전인 지난 해 12월경에 써 놓은 글인데 게을러서 제 때에 투고하지 못하고 상황이 많이 변한 지금에서야 글을 내보내게 되어서 송구스럽다. 한국으로 옮긴 후 필자는 가족과 주말에 상봉하면서 나름대로 감사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물론 생활을 함에 있어서 무늬만 결혼 신세를 면한 것은 물론 빨래도 이제 손수 하지 못하게 된 것은 좀 서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지금까지 우리는 집에서 할 수 있는 환경보호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들을 살펴 보았다. 줄이기, 다시 쓰기, 다시 만들어 쓰기, 다시 생각하기 등으로 나누어서 각각에 대해 좀 더 자세한 설명과 함께 실천방안들을 알아보았다. 그러나 여전히 부족한 부분들이 많이 있어 보완이 필요함을 인정한다. 따라서 이번 호에서는 한국적인 상황에 맞는 체크 리스트를 만들어 보면서 지금까지의 글을 마무리하려고 한다. 종합 체크 리스트는 줄이기, 다시 쓰기, 다시 만들어 쓰기 중에서 실천 가능하고 실제적인 항목을 중심으로 작성하고 실천여부를 묻는 여백은 표의 맨 마지막에 넣는다.


 

 

수질 오염 줄이기

기름류

쓰고 기름은 그냥 흘려 보내지 않고 모아서 비누를 만들거나 분리수거통 (만일 있다면) 넣는다.

음식

찌꺼기

분리 수거

반드시 체로 거른 따로 모아서 분리수거통 (만일 있다면) 넣는다. 

수분제거

분리 수거통이 없을 경우는 짜거나 신문지에 펴서 수분을 제거한 다음 배출한다.

퇴비화

썩을 있는 것은 퇴비화 발효용기를 사용하거나 땅에 파묻어서 퇴비로 만든다.

정화조

일년에 이상 정화조를 점검하고 보수한다.  아파트에 사는 경우 이러한 사실을 확인 또는 요청한다.

쌀뜨물 또는 국수 삶은 이용

쌀을 씻거나 국수를 삶을 나오는 물을 모아서 기름묻은 그릇을 씻거나 화분이나 정원에 뿌린다. 

합성세제사용자제

샴푸를 비롯한 가정용 합성세제의 사용을 가능한 자제한다. 대신 비누나 천연세제 (밀가루, 쌀뜨물, 또는 약한농도의 식초 등)를 이용한다.  

음식 쓰레기 줄이기

반찬 가지 줄이기

계획 식단을 실시하여 식사 때마다 나오는 반찬의 수를 제한한다. 가족의 영양공급에 무리가 가지 않는 한도 내에서.

뷔페형 잔치상 차리기

가족에서 잔치를 상에다가 음식을 각각 차리지 않고 뷔페형으로 음식을 차려서 음식낭비를 줄인다. 

냉장고

냉장고에 보관하는 음식의 수를 줄이고 가능한 싱싱한 음식을 먹도록 식단을 짠다.  계절에 나는 음식을 때에 적당히 먹으면 냉장고가 필요없게 된다.

덜어 먹는 음식 문화 가꾸기

음식을 먹을 때 빈 그릇에 덜어먹으므로써 불필요하게 음식을 남기지 않도록 한다.

기타 쓰레기

플라스틱 일회용 제품

물건을 구매할 플라스틱 용기로 것들이나 일회용으로 만들어진 것들은 가능한 피한다. 만일 구매해야만 하는 경우 여러 사용하고 가능한 재활용하도록 한다.

자원 절약

수세식 변기

수세식 변기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수조 안에 벽돌 1장을 넣어서 물의 낭비를 막는다.

수도

필요할 때만 틀고 사용하지 않을 경우에는 잠근다. 

샤워: 샤워할 때는 물의 세기를 중간정도로 한다. 

세수 양치: 이를 닦거나 세수를 때는 컵이나 넓은 접시를 이용하여 필요한 만큼의 물만 사용.

설겆이: 그릇을 처음 씻을 때는 물을 받아놓고 하며 적당한 양의 물을 틀어서 헹군다.

전기

냉난방 시설

여름: 에어컨의 온도를 너무 춥지 않게 하고 선풍기도 적당한 만큼 사용한다.

겨울: 실내의 온도를 낮게 하고 옷을 입고 생활하도록 한다.

전열기구

사용하지 않는 전열기구 (전기장판, 전기난로, 전기렌지 ) 꺼둔다.

조명기구

집안이나 복도의 조명등을 필요하지 않을 때는 꺼둔다.

냉장고

묵은 음식은 정리하고 적당한 양의 음식을 넣어 두도록 한다. 그리고 계절에 맞는 음식을 먹도록 한다.

가스

가스렌지

음식을 하지 않을 때는 언제나 가스렌지의 밸브를 잠가둔다.

교통수단

걷기와

대중

교통

가까운 거리는 가능한 걸어다니고 자가용 차의 운행은 가능한 자제한다. 일하러 갈 때나 사무 약속이 있을 경우 가능한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토양오염방지

유기농업육성

유기농산물 구매

건강한 땅에서 건강한 먹거리가 나오는 것을 알아서 값이 조금 비싸더라도 유기 농산물을 구매한다. 유기농을 하고 있는 농가와의 직거래를 통해서 좀더 신뢰성 있는 먹거리를 유통하여 농지의 토양오염을 원천적으로 방지한다.

유해 쓰레기

쓰레기 처리

가정에서 나오는 유해 쓰레기들을 농가나 빈터에 의식적으로 또는 무의식적으로 버려서 토양 오염을 시키지 않는다.

다시쓰기

생활용품

가구류 , 주방용품

나무로 만든 제품을 버리거나 다시 사려고 다시 있는 지를 확인한 가능하면 중고제품  판매처에 넘기거나 중고제품판매처에서 구매한다.

다시 만들어 쓰기

생활용품

종이, , 기타

종이, 알루미늄, , 유리, 플라스틱, 등으로 제품을 사용한 버릴 경우 다시 만들어 있도록 분리하여 모은다. 

         

—– 위의 표는 좀 더 구체적으로 우리의 삶 속에서 일어나는 일반적인 일들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관계로 각 개인의 특수한 상황에 맞지는 못한다. 따라서 각자 자신에게 맞는 표를 만들어서 실제의 삶에 적용하면 좋겠다.

글을 마무리하면서 필자는 자괴감으로 인해 많이 괴롭다. 왜냐하면 환경보호가 말로 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의 삶에서 구체적으로 나타나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돌아본 필자의 삶은 환경보호와는 아주 거리가 먼 생활을 하고 있다고 자인할 수 밖에 없다. 굳이 핑계를 대자면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시스템이 무한소비를 조장하고 편하고 빠른 문화를 향해 나아가고 있기 때문에 한 시민으로서는 어찌 할 수 없는 형편이라고 스스로 위로할 수도 있다. 그러나 세상을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우리가 이러한 핑계를 대고 있을 만큼 세상은 한가롭게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고 있음을 알게 된다. 벌써 미국에서는 먹는 물값이 기름값보다도 비싸게 되었고, 우리의 강은 물놀이는커녕 냄새가 나서 접근하기 어려운 지경이 된지 오래되었고, 공기는 점점 탁해지고 오염되어가고 있다. 일례로 서울하늘은 일년 대부분 스모그에 시달리고 있으며 우리의 어린 아이들이 기관지 질병을 앓는 빈도가 많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새롭지 않은 사실이 되어가고 있다. 땅이 좁은 한국에서는 쓰레기 처리장이나 기타 우리 생활의 부산물을 처리하는 시설들이 들어갈 곳을 찾지 못해 온 국민의 근심거리가 되고 있다.

조금 부유하여서 좋은 공기와 맑은 물을 마실 수 있다고 자만할 수도 없다. 왜냐하면 우리가 삶의 행태를 바꾸지 않고 지금 이 상태 그대로 앞으로 몇 십년이 지나면 환경문제는 전 지구적인 문제가 되어 부메랑처럼 온 인류를 향해 돌진해 올 것이기때문이다. 그 때는 누구도 피할 수 없는 문제가 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지금 아직 늦지 않은 이 시기에 가능한 한 편함과 빠름을 추구해가는 개인의 가치관을 변화시키면서 절실하게 필요한 것을 중심으로 소비하도록 삶을 정돈해야 한다. 지금까지 익숙한 생활을 근본적으로 되돌이켜 볼 수 있는 여유가 아직 남아있을 때에…


환경계획 및 정책을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필자는 한국에 돌아와 몇 가지의 각오를 하고 있다. 첫째, 집과 일터에서의 생활을 간소하게 한다. 둘째, 가능한 한 개인 차를 갖지 않고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여 출퇴근한다. 셋째, 먹는 음식을 최대한 친환경적인 것을 선택한다. 넷째, 생활 후에 나오는 쓰레기의 양을 최소화 한다. 다섯 째, 사용하는 에너지를 최대한 절약하며 가능하면 재활용한다.

우리는 매 예배 때마다 주기도를 암송하면서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시길 바란다. 그런데 하나님의 나라가 곧 하나님의 통치가 우리 생활 구석구석에 임하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을 실감나게 느끼고 기도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왜냐하면 주기도문이 예배의 형식으로 전락한지 너무도 오래되었기 때문이다. 루터도 이러한 탄식을 하고 있다. 우리가 진심으로 하나님 나라가 임하시길 바란다면 바로 우리의 삶의 현장에서 하나님의 뜻에 맞게 살아가야 할 것이다. 구체적인 행동 하나하나에 세상에 대한 하나님의 사랑을 담아내야 한다. 필자를 비롯하여 독자들 모두 가족과 함께 환경보호에 대해 함께 얘기하면서 대안을 찾아가면 좋겠다. 가정예배 시간에 그리고 가족회의 시간에 적극적으로 가정에서 할 수 있는 환경보호를 의제로 채택하여 보다 건강한 가정의 삶을 꾸려갔으면 한다. 하나님의 나라가 우리 삶의 현장에 임하시길 기도하면서 ……

[반영운] 가정에서 할 수 있는 환경보호 V – The Fourth Rs

이코스타 2004년 1월




지금까지 우리는 가정에서 할 수 있는 환경보호의 방안으로서 3R, 즉 Reduce (줄이기), Reuse (다시 쓰기), Recycle (다시 만들어 쓰기) 등에 대해 살펴보았다. 위에서 언급된 3R은 주요한 환경보호 방안으로서 널리 인정받고 있으며 구체적인 실천 방안들까지 제시되고 있다. 그런데 종종 위의 3R에 한 가지를 덧붙여 4R이라고 하는 경우를 보곤 한다. 3R은 모든 곳에서 일정하게 사용되는 반면 이 네번째 R은 경우에 따라서 ‘Rethink’, ‘Respond’, ‘Refuse’, ‘Recover’ 등으로 다양하게 사용된다. 이중에서 Refuse와 Recover는 주로 산업현장과 관련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가정의 차원에 Refuse와 Recover를 적용해 보자면 Refuse는 소비자로서 각 개인이 상품을 선택할 때 환경과 인체에 해로운 제품을 선택하지 않거나, 쓰레기 처리방법을 선택할 때 보다 환경친화적인 대안을 선택하는 것을 말하고, Recover는 다시 사용할 수 없거나 다시 만들어 쓸 수 없는 쓰레기에 가치를 부여하는 것으로서 썩을 수 있는 쓰레기를 이용하여 퇴비를 만들어서 반응열을 이용한다든지 또는 만들어진 퇴비를 밭이나 논에 뿌려서 거름으로 이용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다음에는 위에서 간략하게 살펴 본 Refuse와 Recover를 제외한 처음 두 가지 R인 Rethink와 Respond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다시 생각하기 (Rethink)


존 모리스 박사 (Morris 1997)는 네번 째 R로서 Rethink를 덧붙이면서 그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To the concept of 3Rs, another is sometimes added, a fourth R: Rethink. Serious rethinking has to occur before any serious attempt occurs to reduce and reuse. Recycling has caught favor with the public because it does not require a rethinking of lifestyle in how we use resources. To reduce and reuse is to drastically change peoples’ lifestyles. It is only through a change in lifestyles that the oppressive heartland-hinterland relationship might be altered. www.publicconcern.org/adams_mine_digest/timto/drjohnmorris.html


모 리스 박사는 위 글에서 네 번 째 R인 Rethink (다시 생각하기)의 필요성을 강력하게 역설하고 있다. 즉 ‘다시 쓰기’와 ‘다시 사용하기’를 하기 전에 ‘다시 생각하기’가 선행되어야만 한다고. 특히 ‘다시 만들어 쓰기 (Recycle)’에 대해 대중적인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은 바로 현재 자원을 소비하는 생활방식에 대해 다시 생각할 필요가 없도록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사실상 네 번 째 R이라고 불리우긴 하지만 ‘다시 생각하기’를 가장 먼저 두어서 우리의 생활 방식에 대해 질문하고 바꿀 필요가 있으면 과감하게 바꾸어 가는 용기있는 행동이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있다. 앞의 글에서도 언급했던 것처럼 사실상 현재 우리의 생활 방식은 다분히 대량소비의 문화에 길들여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용할 수 있는 자원은 무한하고 사람의 욕망은 결코 자제되거나 길들여져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으면 자연히 우리의 자원 사용방식이나 생활방식에 대해 다시 생각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사 람의 경제생활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것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따라서 각 개인이 돈을 사용할 때에는 그 돈으로 사는 것이 어떤 제품인지 면밀히 따져 보아야만 책임있는 경제생활을 한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시장에서 소비자나 생산자는 경제적 이윤만 생기면 그 제품이 환경적으로 안전한지 질문하지 않고 만들고 구매하곤 하기 때문이다.


소 비자로서 각 개인의 책임있는 경제생활에는 무슨 제품을 선택하는가도 포함하고 있다. 즉 구매하려는 제품에 환경을 오염시키는 물질이 포함되지는 않았는지, 사람의 건강을 해치는 물질이 포함되지는 않았는지, 값이 싸다면 왜 그렇게 값이 싼 것인지 꼼꼼하게 따져서 물건을 구매해야만 한다. 결국 소비자의 구매행위가 공급자의 생산행위를 결정짓기때문에 무조건 싼 값에 현혹되어서는 안되며 오히려 환경친화적인 의지가 담긴 소비행위를 통해 환경적으로 안전한 세상을 만들어 갈 수도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다시 생각하기’는 자원의 소비를 줄이는 것이나 사용한 물건을 다시 쓰는 것이나 사용된 물건을 이용해서 다시 만들어 쓰는 것을 고려하기 전에 해야 할 최우선적인 요소이다.


반응하기 (Respond)


미 국 환경청 (US EPA)은 네 번 째 R로서 반응하기 (Respond)를 들고 있다. ‘반응하기’는 위에서 살펴 본 ‘다시 생각하기’와 비교해 볼 때 쓰레기 생산행위에 대하여 재고한다는 면에서는 비슷한 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쓰레기를 적게 만드는 것에대한 홍보와 교육 그리고 창의적으로 쓰레기를 줄이는 방법을 찾아가는 면에 있어서는 조금 더 적극적인 면을 포함하고 있다. ‘반응하기’는 크게 ‘교육하기’와 ‘창의적 방법 추구’ 등의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먼 저, ‘교육하기’는 자원 줄이기와 다시 만들어 쓰기 등의 구체적인 방법들을 알리는 것으로서 생태적으로 환경적으로 안전한 상품에 대한 선호를 소비자로서,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생산자에게나 지역사회 지도자들에게 분명하게 표현하는 것을 포함한다. 이 일을 위해서는개인에서 출발해서 지역공동체와 국가 공동체가 함께 움직여져야만 하는 중요한 것이라는 문제의식을 가진 개인이 자원절약과 다시 만들어 쓰기와 가정에서 할 수 있는 퇴비만들기 등에 대한 정보를 다른 사람들과 적극적으로 나눌 필요가 있다. 여기서 한 가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바로 우리 개인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우리가 살기 원하는 세상의 모습을 가꾸어 갈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스도인들에게 이 말이 조금은 교만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어쩌면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의 모습이 바로 우리의 선조들이 그리고 우리 자신이 선택한 경제행위의 결과라는 사실을 생각할 때 보다 깊이 생각해 볼 의미 심장한 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것이야말로 하나님을 중심으로 신뢰하지 않는 데서 오는 결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들을 통해 우리의 반응을 나타낼 수 있을까?


-   특정 제품의 생산자에게 불필요한 포장과 제품에 사용된 위해요소 사용을 줄일 것을 요구하는 편지나 이메일을 보낸다. 덧붙여서 만일 회사의 제품이 긍정적인 변화를 보이면 그에 대한 반응도 보여준다.
-   지역사회에서 적극적으로 자원 줄이기, 다시 만들어 쓰기, 그 외 다시 쓰기 등의 방법 등의 장점을 알리고 동참을 격려한다.
-   가정이나 일터에서 적절한 곳에 다시 사용가능하고 다시 만들어 쓰거나 다시 만들어 쓸 수 있는 제품을 사용하도록 한다.
-   인터넷의 게시판이나 직접방문 또는 편지 등을 이용하여 학교 교육의 내용 속에 환경교육을 담고, 그 교육 내용 속에 3R의 내용을 담도록 교육관계 기관이나 의사결정자들에게 요구한다.
-   각 지역사회마다 환경적으로 건강한 쓰레기 프로그램을 갖도록 요구하거나 현재 진행 중인 프로그램을 점검하고 부족한 것들에 대해 대안과 함께 의견을 제시한다.


다 음으로는 쓰레기의 양이나 독성을 줄이는데 창의적인 방법을 찾아서 적용해 보는 것이다. 사실 찾아 보면 쓰레기의 양이나 독성을 줄이기 위한 방법들은 많이 있다. 창의적으로 생각해 보면 원천적으로 쓰레기를 줄이거나 다시 만들어 쓰기 위한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내는 것은 어렵지 않다. 각자의 생활 영역에서 작은 부분들에 신경을 쓰다 보면 적쟎은 방법들을 찾아내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것들을 생각해 볼 수 있다.


-   물건을 담았던 큰 종이 상자를 아이가 놀 수 있는 집으로 꾸밀 수 있다.
-   플라스틱 아이스 크림 박스를 꽃을 키울 수 있는 화분으로 바꿀 수 있다.
-   계란을 담았던 종이 상자를 이용하여 씨를 심어 싹을 틔울 수 있다.
-   폐 타이어 (쇠가 포함된 타이어는 제외)를 이용하여 아이들이 탈 수 있는 그네나 놀이터 기구들을 만들 수 있다.
-   폐 타이어를 적당한 높이까지 쌓아 올려서 감자나 나무 등을 심을 수 있다.
-   잉크나 미술 용품을 살 때 유해 성분이 포함되지 않은 제품을 구입한다.
-   원천적으로 쓰레기를 줄이는 방법을 찾는다. 예를 들어 커피를 사서 보관할 때 빈 커피 깡통에다가 다량을 사서 보관한다.
-   물이나 우유 등의 음료수를 살 경우 다시 사용 가능한 용기 속에 담긴 것을 산다.
-   물건을 주문할 경우 돈을 절약하고 포장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서 단체로 우편을 주문한다.


환 경을 보호하기 위한 대안을 창의적으로 찾다보면 위에서 든 예들 이외에 보다 다양한 방법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그리스도인들의 모임에서 이렇게 생활과 깊이 관련된 논의가 생겨나고 구체적인 방법을 찾아가려는 시도를 창의적으로 해 보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각 소그룹 별로, 구역모임 별로 구체적인 적용방법을 찾아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다 보면 전도의 대상으로만 보아오던 이웃에 대해 함께 살아가야 할 공동운명체로서의 존재인식을 갖게 될 것이다. 그리스도인들이 솔선해서 마을의 일이나 이웃의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대안을 제시하고 함께 살아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글을 마무리하며


위 에서 지적된 것처럼 환경보호를 위해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이 있다면 그것은 ‘다시 생각’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건강한 성경이해와 상식과 양심에 따라 이제껏 길들여진 사고와 습관과 행동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생각해온 것들과 들어온 말들이 과연 성경적인가를 질문해 보아야 한다. 특히나 “실제 우리 생활에 적용되는 삶을 성경에 바탕을 두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고 있는가?” 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필자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산상수훈의 황금률을 환경보호와 관련하여 다시 생각해 봐야할 구절들 중의 하나의 예로 삼아 설명하려고 한다. 다소 어색한 부분이 있긴 하지만 그저 부족한 시도로 생각하고 읽어 주기 바란다. “그러므로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 이것이 율법이요 선지자니라.” (마태복음 7장 12절)


위 마태복음 7장 12절은 산상수훈 중에서 황금률로 널리 알려져왔다. 이 구절은 마태복음 7장 7절부터 11절까지 나오는 내용의 결론으로 보인다. 자칫 이 구절들이 기복적으로 이용되어서 많은 이들에게 거부감을 주는 것도 사실이지만 우리의 가치관이 성경적으로 변하면 이 문단만큼 실제적으로 우리의 마음을 위로하며 채찍질하는 구절들도 많지 않다. 7절과 8절에서 구하고 찾고 두드리는 행위에 대한 정확한 약속이 제시되어 있고 9절에서 11절까지는 아버지의 예를 들어서 아버지가 아들의 필요를 얼마나 잘 아시는가, 그리고 그 필요를 얼마나 충실히 채워주실 의지가 있으신가를 역설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즉 아버지 (하나님)만을 신뢰할 때 이러한 간구는 하나님의 신실하심만으로 충분히 이루어 주실 수 있다고 말씀하시는 듯 하다. 이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우리는 위 구절에서 말하는 내용의 결론으로 황금률을 해석할 필요가 있다. 필자의 부족한 견해로 볼 때 황금률은 무엇을 구할 것인가에 대한 간구의 내용을 총체적으로 정리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버지의 신실하심을 믿고 남에게 대접받고자 하는대로 남을 대접하는 것을 지금까지는 우리의 일반적인 삶의 자세로 이해해왔는데 다시 생각해 보면 이것은 우리가 아버지께 간구하는 내용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무슨 내용을 담아 구할 것인가? 그것은 바로 성경전체를 통해, 그리고 예수님의 삶과 가르침을 통해, 예수님의 제자들과 우리 신앙의 선배들의 삶을 통해 나타나는 본을 따라 구체적으로 우리의 삶의 현장을 반영한 간구가 되어야 할 것이다. 때로는 아주 현장성이 있는 것이어야 하며 관계적인 것이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후 13절에 나타나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는 명령이 바로 간구의 내용과 연결된 시금석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의 의사결정이 과연 참으로 이웃을 위하고 내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대로 대접하는 것인지 자로 재보는 판단기준이 되지 않을까?


환 경보호를 위한 시도는 결과가 당장 눈에 보이지 않으며 자칫 혼자서만 바보같은 시도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황금률을 말씀하신 예수의 정신에 의거하면 우리가 깨끗한 환경에서 살고자 한다면 우리는 더 더욱 환경을 깨끗하게 해야한다. 그것이 사람을 포함한 우리 주위의 모든 자연만물을 이웃으로 대하는 자세이다. 나 이외의 다른 존재 즉 자연만물이 나에게 살기 좋은 환경을 제공해 주길 원하면 그만큼 우리 자신은 하나님의 섭리에 맞게 자연만물의 이치를 이해하고 그에 맞게 우리의 삶의 습관과 행위를 바로 잡아가야만 한다. 시편 기자가 누누히 자연의 위대함과 그 속에 담겨 있는 하나님의 거룩하심과 사랑하심을 노래한 것처럼 환경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속에 하나님을 진정으로 경외하는 모습이 나타나야만 우리의 신앙이 얼마나 건강한 지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혹 자는질문하지 않는 사람은 죽은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성경의 여러 곳에서도 ‘생각해 보라’는 명령을 자주 한다. 성경을 통해 우리의 삶이 얼마나 교만하고 패역한 지 조명하고, 우리의 마음 자세와 행위가 하나님의 섭리에 비추어 어떠한 지 다시 생각하고 회개하면서 환경을 이웃으로 대하는 건강한 삶을 추구해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두렵고 떨림으로 우리의 구원을 이루어 가는 과정의 하나로서…



[반영운] 가정에서 할 수 있는 환경보호 IV – 다시 만들어 쓰기 (Recycle)



이코스타 2003년 12월

글을 시작하며

 

지난 호까지 우리는 가정에서 할 수 있는 환경보호를 위한 방안으로서 줄이기 (reduce)와 다시 쓰기 (reuse) 살펴보았다. 그런데 사실 우리의 귀에 익숙한 환경보호의 용어는 앞의 두 가지 용어가 아니라 ‘다시 만들어 쓰기-재활용 (recycle)’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는 방송과 교육의 효과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마치 다시 만들어 쓰기를 잘 하면 환경보호에 충실한 생활을 하는 것처럼 사람들의 인식을 형성해 간다.  이러한 대중교육은 아마도 필요한 물건에 대한 욕구는 그대로 두되, 다 쓰거나 흥미를 잃게 된 물건은 다시 만들어 쓰면 된다는 편의주의적 사고를 부추길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된다. 왜냐하면 앞의 호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사실 환경오염의 방지라는 측면에서 볼 때 ‘다시 만들어 쓰기’가 단연 앞의 두 가지 방안에 비해 그 효과가 뒤처지기 때문이다. 즉, 더러워진 것을 씻고 가공하여 쓸 수 있는 상태가 되도록 하는 과정에서 천연의 재료를 쓸 때와 비교하여 결코 적지 않은 양의 에너지가 소비되고 부수적으로 환경오염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다시 만들어 쓰기는 차선의 환경보호 방안

 

다음은 영국의 맨체스터 메트로폴리탄 대학교의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옮겨온 글로서 다시 만들어 쓰기에 대해 일반적으로 우리가 들어온 내용이다. 

 

The definition of recycling is to pass a substance through a system that enables that substance to be reused. Waste recycling involves the collection of waste materials and the separation and clean-up of those materials. Recycling waste means that fewer new products and consumables need to be produced, saving raw materials and reducing energy consumption.

(http://www.doc.mmu.ac.uk/aric/eae/Sustainability/Older/Waste_Recycling.html)

 

 

위 글은 다시 만들어 쓰기의 정의를 한 다음, 그 과정과 장점들을 설명하고 있다.  즉 다시 쓰기를 하려면 쓰레기를 모아서 분리하고 깨끗하게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과, 새로운 제품을 적게 만들고 천연원료를 절약하고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을 간략하게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글의 어디에서도 쓰레기를 모으고 분리하고 깨끗하게 하고 다시 만드는 과정에서 필요한 에너지의 양과 그 에너지를 사용함으로써 생겨나는 부수적인 환경오염의 우려를 하고 있지 않다. 

 

앞 에서 다시 만들어 쓰기에 대한 조금은 부정적인 설명을 먼저 한 이유는 다시 만들어 쓰기가 줄이기와 다시 쓰기를 동반하지 않는다면 환경보호를 위한 최선의 대안이 되지 못한다는 것과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근본적인 생활의 변화까지 유도하지 못한다는 것 때문이다.  즉 현대 도시사회는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이 익숙해져 있는 대량생산, 대량소비의 방식은 그대로 유지한 채, 그러한 삶의 방식의 부산물인 오염물질을 화학적으로 또는 생물학적으로 처리하거나 버려지는 쓰레기들 중에서 쓸만한 것을 골라서 다시 만들어 쓰는 방법으로 환경문제를 해결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환경오염의 속도를 조금 늦출 수는 있어도 궁극적으로 맞게될 오염의 결과를 피하게 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만들어 쓰기의 필요성

 

필자가 유학 시절에 살던 필라델피아와 지금 살고 있는 배튼루지의 가정용 쓰레기 처리 시스템을 보면서 미국이 아직은 한국이나 유럽처럼 쓰레기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그렇게 많이 느끼지 않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예를 들면 한국과는 달리 규격 쓰레기 봉투를 사용하지 않는다든지, 쓰레기 종량제를 실시하지 않는다든지, 개인 집이나 아파트 단지 내에 쓰레기 분리 수거를 위한 통은 없고 집에서 나오는 쓰레기들을 버릴 때, 특별히 선별하지 않고 쓰레기 처리회사에서 운영하는 쓰레기 통이나 트럭에 그냥 한꺼번에 넣어서 버린다. 이렇게 한꺼번에 모아서 회사에서 직접 쓸만한 것들만 선별하고 나머지는 쓰레기 매립지에서 매립하거나 소각로에서 불에 태운다. 몇몇 조사에 의하면 매립을 시작한 지 30년 이상이 된 매립지에서 썩지 않은 음식물이나 기타 다시 만들어 쓸 수 있는 물품들이 발견되고 있다고 한다 (미국 환경청).  이렇게 다시 만들어 쓸 수 있는 제품이 그냥 쓰레기로 매립되고 있는 것과 매립된 것들 중에서 썩을 수 있는 것들이 썩지 못하는 문제들 때문에 다시 한 번 다시 만들어 쓰기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켜야할 필요를 느낀다.

 

 

다시 만들어 쓰기의 방안

 

다시 만들어 쓰기는 천연의 재료를 써서 물건을 만들어 내거나, 생겨난 쓰레기를 무작정 버리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중요한 환경보호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만일 우리가 지금 살아가고 있는 삶의 방식을 급격하게 바꿀 수 없다면 다시 만들어 쓰기 정도는 실천할 수 있어야 환경보호에 최소한의 참여라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따라서 다음에서는 이러한 다시 만들어 쓰기의 한계를 인정하면서 가정에서 할 수 있는 다시 만들어 쓰기의 방안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가정에서 다시 만들어 쓰기를 실천할 수 있는 방안으로는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 째는 다시 만들어 쓸 수 있는 제품을 골라서 다시 만들어 쓰는 것이며, 둘째는 다시 만든 제품을 골라서 사는 것이며, 세째는 개인 집의 뒷마당이나 마을 공동 장소에서 음식물 찌꺼기나 기타 정원 손질한 것들을 썪혀서 퇴비로 만드는 것이다. 

 

첫째로 지역적으로 다시 만들어 쓸 수 있는 물품으로 지정되어 수집되는 물품이 어떤 것인지 확인한 후 그러한 제품을 중심으로 구매를 하는 것이다. 

 

많은 마을에서는 유리, 알루미늄, 철, 신문지를 비롯한 종이와 카드보드와 특정한 종류의 플라스틱 종류 등을 수집한다. 미국의 경우에는 각 community 관리나 자원봉사 단체나 실제로 다시 만들어 쓰기를 담당하고 있는 회사에 연락을 해서 해당 물품의 목록을 확인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한국의 경우에는 아파트 관리 사무소나 시청이나 구청이나 동사무소를 통해 이러한 목록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만일 이러한 시스템이 없으면 사실상 특정한 물품들에 한해서만 다시 만들어 쓰기를 할 수 있을 뿐 대부분의 물품들은 대책없이 매립장으로 향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혹시 지역 공동체에서 다시 만들어 쓰는 시스템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즉, 길 옆에서 분리한 물건을 가져가는 프로그램이거나 주민이 직접 일정한 장소까지 가져가는 프로그램들을 말하는 것으로 각 지역 공동체에서는 어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구체적으로 어떤 물품들을 분리 수거하는지 확인한 후 그에 따라 대처한다.  예를 들어 어떤 지역 공동체에서는 신문지에 끼어 온 광고지는 수거하지 않는 경우도 있고, 캔 종류도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 캔과 기타 철로 만들어진 캔을 분리하여 수거하곤 한다. 한국에 있을 동안 아파트에서 살았는데 각 아파트 단지마다 수거하는 물품과 수거하는 날짜가 정해져 있어서 아파트에 사는 주민이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그러나 일반 단독주택이나 연립주택지역에서는 이러한 분리수거가 효과적으로 시행되는 것 같지 않았다.  미 국의 경우 작은 지역 공동체별로 나름대로의 원칙을 가지고 이러한 쓰레기 분리 수거를 시행하는 관계로 집 옆에서 물건을 가져가는 경우에는 정해진 날짜에 맞춰서 지정된 물품을 내어 놓으면 되고, 분리한 물건을 가져다 놓은 경우에는 장소를 알아놓고 그곳까지 가져다 놓아야 한다. 만일 지금 살고 있는 지역 공동체에 이러한 프로그램이 없으면 그냥 있지말고 적극적으로 관련단체나 주민들을 만나서 다시 만들어 쓰기의 필요성을 알리고 적절한 시스템을 도입하도록 요청하는 일도 중요하다. 

 

그렇다면 어떤 물품들을 다시 만들어 쓸 수 있을까?  개략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다시 만들어 쓸 수 있는 제품 목록

 

 






























제품 목록

다시 만들어지는 내용

오래된 신문 및 잡지류

오래된 신문은 수거되어서 다음과 같은 용도로 다시 만들어 진다. 신문, 동물을 위한 침대, 섬유단열재, 섬유판, 펄프 제품, 전화번호부 등의 종이 제품 등.

종이 상자류

주름잡힌 판지나 종이 상자용 판지 (피자 박스, 선물용 상자, 기타 상품 상자) 등은 수거되어서 시멘트 부대에 쓰이는 종이, 지붕을 잇는 펠트재, 새로운 상자를 만드는 판지, 종이 티슈와 종이 타월 등으로 다시 만들어진다.

플라스틱 병

수거된 플라스틱 병은 카페트, 플라스틱 덮개, 섬유로된 단열재, 보우트의 선체,  사무실용 바인더 등의 여러 종류의 플라스틱 제품으로 다시 만들어진다.

플라스틱 용기

수거된 플라스틱 용기 (보통 플라스틱 우유통, 쥬스 통)는 플라스틱 판재, 농업용 울타리, 플라스틱으로 된 얇은 판, 해양 말뚝, 그리고 플라스틱 벽돌 등으로 다시 만들어진다.

알루미늄 깡통

알루미늄 깡통은 녹여져서 다른 알루미늄 제품 즉 알루니늄 호일, 새로운 알루미늄 깡통, 알루미늄으로 된 차 부속품 등으로 다시 만들어진다.

철로 만들어진 깡통

철로 만들어진 깡통은 녹여져서 새로운 다른 철 제품, 둥근 쇠막대, 보강 막대, 그리고 차의 부속품 등으로 다시 만들어진다. 

유리병

수거된 유리병은 새로운 유리병, 고속도로에서 쓰이는 페인트, 유리섬유, 그리고 기계절삭용 모래 등으로 다시 만들어 진다. 

건전지

재충전 건전지의 일종인 니켈-카드뮴 건전지는 일단 수거되면 니켈, 크롬, 주철등으로 분리된다. 재생된 니켈은 스텐레스 강 합금을 만드는 데 쓰인다. 그리고 재생된 카드뮴은 새로운 니켈-카드뮴 재충전 건전지를 만드는데 쓰인다. 

 

그 외 가정용 위험 쓰레기 중에서 다시 만들어 쓸 수 있는 것들은 다음과 같다.  페 인트, 살충제, 제초제, 각종 독극물, 휘발유와 각종 연료, 자동차 엔진 오일 및 필터, 방향제, 부동액, 브레이크와 트랜스미션 오일, 차 건전지, 수은 함유제품 (온도계 및 자동온도 조절기 등) 등의 제품들은 특별히 지정된 곳에 가져다 주거나 허가를 받은 회사에게 넘겨서 처리하도록 한다. 일단 넘겨진 제품들은 전문회사에 맡겨져서 독성을 제거하는 과정을 거쳐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데 쓰여지거나 매립된다.  참고로 차와 관련된 것들 즉 자동차 오일이나 트랜스미션 오일, 차 건전지들은 일정액의 처리비용을 지불하면 자동차 수리공장에서 일괄적으로 처리한다.  만일 본인이 부품을 교체하는 일을 직접할 경우나 위험 쓰레기가 발견될 경우에는 위험물을 어린 아이의 손이 닿지 않는 곳으로 옮겨 놓고 빠른 시간 내에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좋다. 



둘째로 다시 만든 제품을 사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다시 만들어 쓰기가 성공적으로 운영되려면 위에서 살펴본 다시 만들어질 수 있는 물품이 반드시 새로운 제품이 되는 과정을 거쳐야 하며, 다시 만들어진 제품은 소비자에 의해 구매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다음 네 가지의 원칙을 지키면 좋겠다.




  1. 물건을 구매할 때 제품이 다시 만들어진 재료로 만들어졌는지 확인한다. 많 은 병, 캔, 종이 상자, 포장지, 과자 상자들이 다시 만들어진 재료로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에 물건을 구매할 때 꼼꼼하게 살펴서 다시 만들어진 재료로 만들어진 제품을 구매하도록 한다. 
  2. 할 수 있는 한 다시 만들어진 내용물을 가진 제품을 사용한다. 예를 들어 많은 종류의 종이, 유리, 철, 플라스틱 제품들, 즉 문구류, 포장지, 컴퓨터 인쇄종이, 많은 종류의 유리, 철, 플라스틱 용기들이다시 만들어진 재료로 만들어진다. 이러한 제품들은 식료품점이나 약국이나 여러 상점들에서 구할 수 있다. 문구류 가게나 인쇄소나 우편주문을 통해서도 이러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3. 다시 만들어진 재료를 사용하고 있는 지를 확인할 때는 반드시 다시 만들어진 재료를 사용했는지를 밝혀주는 문구를 찾고, 가능하면 다시 만들어진 재료의 함량이 가장 많은 제품을 선택한다.  그리고 좀 더 시간과 열의가 있다면 해당 제품의 회사에 수신자 부담 전화를 걸어 그 함량이 얼마나 되는지 확인한 후 구매해도 좋을 것이다.
  4. 각자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개인적으로나, 지역의 국회의원을 통해서나, 지역단위의 조직을 통해서 각 지방정부와 지역 산업체와 기타 관련 업체에서 다시 만들어진 재료로 만들어진 제품을 사용하도록 하는 규정을 제정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한다.  예를 들어, 각 지방 정부에서는 각종 사무용품이나 차량관련 제품이나 건축관련 제품 등을 구매할 때 정해진 규정에 맞게 구매하도록 한다.  미국의 경우 연방정부에서는 대부분 이러한 다시 만들어진 제품을 사용하도록 하는 지침을 가지고 있다.

셋째로 개인 집의 뒷마당이나 마을 공동 장소에서 음식물 찌꺼기나 기타 정원 손질한 것들 (개인 집이 있는 경우)을 썩혀서 퇴비로 만드는 것이다. 



퇴비를 만드는 것의 장점과 방안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만일 음식물 찌꺼기와 정원이나 뜰을 정리하면서 생긴 나뭇가지, 풀 등을 퇴비로 만들면 상당한 양의 쓰레기가 줄어들어서 결국 매립을 덜하게 되는 장점이 있다. 퇴비를 만드는 과정에서 땅이 기름지게 되어 잡초가 잘 자라지 못하게 되고 토양의 손실을 막게되고 화학비료를 적게 사용하게 되는 장점이 있다. 
  2. 적절하게 퇴비가 만들어지면 다시 정원이나 잔디에 뿌려서 토양을 기름지게 하는 거름으로 사용할 수 있다.  혹 화분을 키우면 화분의 흙갈이에 쓰이는 좋은 퇴비가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아파트에 살 경우에는 아파트 공동 정원이나 화단에 가져다가 퇴비로 뿌려줄 수도 있다. 그러나 사람이 아주 많이 모여 사는 곳에서는 썩히는 일을 삼갈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퇴비를 만드는 중에 쥐나 다른 해충들이 모여들기 때문이다. 
  3. 만일 퇴비를 만들 공간이 없으면 퇴비를 만들 수 있는 재료를 수거해 가는 프로그램을 찾아서 참여하거나 실제로 퇴비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는 가까운 지역 공동체에게 재료를 제공한다. 만일 그러한 프로그램이 속한 지역공동체에 없으면 해당 공공기관에 연락을 하거나 주민 대표를 통하여 퇴비재료 수거 프로그램을 만들거나 해당 지역공동체에서 퇴비만드는 작업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글을 맺으면서

 

간혹 기독교인들 중에 이세상은 죄악으로 가득차서 곧 멸망할 것이며 더 이상 미련을 가질 필요도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종종 만나곤 한다.  이런 이들은 현세를 등진 채 미래에 다가올 천국을 준비하는데 여념이 없어 한다.  그렇다면 기독교는 정말로 현실을 부정하는 것인가?

 

필자의 이해로는 기독교란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흘리신 피로 인해 우리가 하나님을 배반한 죄를 사함받고 하나님의 아들이 된 것과 예수께서 다시 사셨듯이 우리도 다시 살 것이라는 사실을 성령을 통하여 하나님께서 주신 믿음으로 아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 복음의 내용이 자신의 양심 깊은 곳에서부터 더욱 깊어지면서 우리의 삶은 완전하지는 않지만 현세에서 부활의 삶과 천국의 삶을경험하게 된다. 따라서 예수께서도 그러셨듯이 기독교는 철저히 현실에 기반을 두고 현실 속에서 구원을 경험하며, 고난을 통한 천국의 소망과 기쁨을 이땅에서 경험하는 것이다.

 

이제 이러한 신앙의 내용을 현실 속에서 구체화시켜가며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하나님의 이름을 인정하는) , 예배가 우리에게 숙제로 남아있다고 있다.  그렇다면 어떤 생활을 내용으로 채워갈 것인가?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신 말씀 중에 이웃을 몸과 같이 사랑하라 명령이 명제가 되리라 믿는다.  여기서 말하는 이웃사랑의 범주는 단지 사람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포함한 하나님께서 지으신 모든 자연 만물을 포함한다고 믿는다. 

 

따라서 지금까지 몇 차례에 걸쳐 살펴보고 있는 환경보호의 노력은 아주 구체적인 이웃사랑의 방법이자 만물의 관리자로서 사람에게 부여된 중요한 책임을 다하는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중에서도다시 만들어 쓰기’는 환경보호의 방안 중에서 최선은 아니라 할지라도줄이기다시 쓰기 실천한다는 전제하에 우리가 있는 하나의 환경보호 방안이다.  조금은 귀찮고 힘든 과정이 있긴 하지만 좀 더 적극적으로 ‘다시 만들어 쓰기’ 실천함으로써 한 걸음 더 가까이 주께서 명령하신 이웃 사랑의 편린이라도 경험해 보길 소원해 본다.


[반영운] 가정 속에서 할 수 있는 환경보호 3

이코스타 2003년 11월




글을 시작하면서


아 내가 아이를 가진 지 8개월이 되면서 아내는 태어날 아이를 위해 필요한 물품을 준비해야한다고 마음이 많이 바빠지고 분주해졌다. 그렇다고 구체적으로 무얼 사는 것도 아니면서 여기 저기 아기 용품을 수소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던 어느 날 얼마 전 출산한 친구에게서 천 기저귀, 요람, 젖병, 속옷 등을 받아 오더니, 얼마 전에는 예비 아빠를 통해 처형 네가 쓰던 아기 이불, 목욕통 등을 가져오게 했다. 오래 쓰지 않을 물건이니까 그런다고 하면서….


아 내의 이러한 모습을 보면서 필자가 유학하던 필라델피아에서 받은 신선한 충격이 생각났다. 필자가 필라델피아에 있을 때 살던 집은 학교와 주변 지역의 경계에 있었는데 학생들을 제외하면 주민들의 대부분은 흑인들이었다. 유학 초기에 집 근처 분위기도 익힐 겸해서 걸어서 (미국의 대도시 지역에서는 지금도 그렇지만 흑인가에 걸어 다니는 것을 좀 위험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음) 주변 상점과 주택가를 돌아 본 적이 있다. 조금은 경계도 하면서 이곳 저곳 살펴보는 것이 꽤 재미가 있었다. 길가에 피어있던 무궁화 꽃을 보니 갑자기 한국이 생각나기도 하고 높지 않은 집들이 줄지어 다닥다닥 붙어있는 것도 흥미로웠다. 그런데 한 군데 Second -Mile Center라는 간판에 눈이 끌려 들어가서 이것저것 보면서 진열해 놓은 물건들이 대부분 집에서 쓰던 물건들이거나 입던 옷들이었다. 어떤 것들은 많이 낡은 것도 있지만 어떤 것들은 아주 쓸만한 것들도 있었다. 가구를 비롯해서 집안 잡동사니들이 가지런히 정돈되어 있었다. 그리고 손님들도 상당히 많이 들어와서 물건을 보고 사곤 하는 것이었다. 그 때까지 필자의 경험 상 한국에서는 쓰던 물건을 내어다 파는 경우를 잘 못 본 터라 좀 생소하기도 하고 어색하기도 했다. 그런데 그 가게에 있는 손님들의 표정은 너무나 자연스럽게 보였다. 손님 중에는 백인도 있고 흑인도 있고 가끔 씩 동양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나 한국 사람을 볼 수는 없었다. 물론 한국 사람이 주변에 그렇게 많이 사는 것은 아니라서 기대하기는 어려웠겠지만….


우 리 한국 사람에게 있어서 자신이 쓰던 물건을 가까운 사람에게 나눠주거나 빌려주는 경우는 간혹 있어도, 시장에 내다 파는 경우는 흔치 않은 탓에 필라델피아에서의 첫 중고가게 경험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차츰 그곳을 스스럼없이 애용 (?)하고 주위에 소개도 하면서 그 곳의 이름이 산상수훈의 5장 41절에서 유래하고 있는 것과 그 곳의 수익의 대부분을 선교헌금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물건값이 아주 싸고 물건들도 쓸만할 뿐만 아니라 가게의 운영목적이 마음에 들어 유학생활을 마무리할 때까지 적극적으로 이곳을 이용했던 기억이 새롭다.


흔 히 쓸 것은 쓰고 남은 것을 이용하여 재활용을 하면 환경을 보호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나 이미 만들어진 물건을 다시 쓰면서 환경을 보호한다고 생각하는 경우는 그리 많은 것 같지 같다. 특히 생활용품이나 옷 종류는 안 쓰거나 안 입는 한이 있어도 남이 쓰던 것을 다시 쓰지 않는 것 같다. 아주 잠깐 쓸 것들을 제외하면. 이러한 경우는 우리 한국 사람들에게 좀 더 강한 것 같다. 아마도 위생을 고려하면서 생긴 습관이기도 하지만 다분히 체면을 따지는 경향에서 생긴 것도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다시 쓰기의 효과들


가 정에서 할 수 있는 여러 환경보호 대안 중에서 줄이기가 에너지 사용을 어느 정도 용인하는 것이라면 다시 쓰기는 원천적인 의미에서 필요한 물건을 생산하기 위해 자원을 더 이상 사용하지 않도록 하는 보다 근본적인 대안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다시 쓰기를 생활화하게 될 경우 필요한 물건을 새롭게 생산하거나 다시 만들어 쓰지 않아도 되므로 에너지와 자원을 절약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처리 할 쓰레기의 양이 현저하게 줄어들게 된다.


구체적으로 다시 쓰기를 통해 얻게 되는 환경보호의 효과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 째로 쓰레기의 양이 현저하게 감소하게 될 것이다. 즉 쓰고 나서 버리게 될 물건들이 쓰레기더미에 쌓이는 양이 줄어들어서 다양한 환경보호의 효과를 얻게 된다. 쓰레기를 태우거나 매립할 경우 나오게 되는 유독가스나 침출수 등으로부터 지하수를 보호할 수 있게 된다. 경제적으로는 매립비용이나 소각비용을 줄이게 되어 결국 납세자의 부담이 한결 가볍게 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둘 째로, 자원보호의 효과를 가져오게 된다. 다시 쓰기는 그 자체로 새로운 물건을 생산하거나 재활용하는 것보다 에너지와 자원을 덜 쓴다. 미국의 예를 들면, 유리병을 다시 쓰면 새로운 병을 만들어 내는 데 드는 것보다 93 퍼센트의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또한 1991년 통계에 따르면 미국 비즈니스 업계에서만 매년 2천 1백만 톤의 종이를 사용하는 데 이는 나무의 양으로 약 3억 5천만 그루에 해당한다고 한다. 만일 복사하는 데 종이를 양면으로 사용하는 비율을 26퍼센트에서 60퍼센트로 높이면 약 1천 5백만 그루의 나무를 살릴 수 있다.


셋 째로, 에너지 효율이 높아진다. 하나의 물건에 들어 있는 에너지는 그것을 처음에 생산하는데 필요한 에너지의 양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쓰기는 이렇게 물건에 들어있는 에너지의 양을 보존한다. 예를 들어 자동차 타이어의 바닥을 갈아붙이는 것이나, 건축 폐 자재를 이용해서 건물을 짓는 것이나, 자동차 부품, 복사기, 프린터 카트리지 등을 비롯한 여러 제품을 재 가공하는 것을 통해 상당히 높은 효율의 에너지 보존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넷 째로, 오염을 줄일 수 있다. 다시 쓰기를 통하면 쓰레기를 태우거나 매립하면서 생겨나는 대기오염 및 수질 오염을 피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종이생산을 할 경우 매년 수백만 파운드의 유독성 화학물질을 강이나 바다로 흘려보내게 되는 데 이때 수질이 악화되면서 먹이사슬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또한 대기 중으로 이산화 황, 아세톤, 메탄올 등을 비롯한 각종 연기들을 내뿜게 되면서 공기오염은 물론 산성비의 원인을 제공하기도 한다. 재활용 종이를 생산하는 경우에는 종이를 처음 생산하는 것보다 환경에 적은 부담을 주지만 그래도 잉크를 제거하면서 생겨나는 슬러지를 처리하기 위해 매립을 하거나 소각을 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공기나 수질을 오염시키게 된다. 종이를 다시 쓰면 이러한 환경부담을 줄이게 된다. 종이를 이용해서 만든 기저귀나 쇼핑백, 공기필터, 커피필터 등을 사용하기보다는 천으로 만들어서 물로 빨아 쓸 수 있는 것들을 사용하면 다시 쓸 수 있어 종이 사용을 현저히 줄이게 되며 아울러 나무 사용이 줄게 될 것이다.


다 섯 째로, 다시 쓰기를 실천하게 되면 경제적인 면에서 많은 이점이 있다. 즉 다시 쓰기를 통해 많은 직업과 경제활동이 생겨날 잠재력이 있다. 만일 다시 쓰기가 대중적인 관심을 끌게 되면 버려질 물건을 다시 쓰는 데 비즈니스와 고용 기회가 생겨날 것이다. 가령 위에서 예로 든 중고 가게 전문점이 특정분야마다 생겨날 수 있다. 그리고 다양한 분야에 전문 대여점이 생겨날 수도 있다. 또 소비자로서 개인은 필요한 물건을 싼값에 사용할 수 있어서 필자처럼 경제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얻게 된다. 나아가 국가 전체로 보면 상당한 경제효과를 얻게 될 것이다.


다시 쓰기를 위한 방법들


그렇다면 가정에서 다시 쓰기를 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들은 무엇이 있을까? 다음에 몇 가지의 원칙과 함께 좀 더 구체적인 것들을 살펴본다.


1. 제품을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지 생각한다.
어떤 제품이든지 한 번 이상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다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잘 돌이켜 보면 흔히 일회 용품이라고 하는 것들도 사실은 몇 번 씩 쓸 수 있다는 것을 경험상 알 수 있을 것이다. 하물며 일회용품으로 만들지 않은 것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제품을 살 때 다시 쓸 수 있는 것인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음식을 위한 용기를 다시 사용할 때는 적절한 위생을 확보해야만 한다.


 a. 사기나 유리로 만들어진 컵은 다시 씻어서 오래 쓸 수 있으므로 일할 때나 집에서 커피를 마시거나 음료수를 마실 경우 자기 자신의 컵을 사용한다.
 b. 집에서나 일할 때, 파티를 하거나 소풍 또는 여행을 갈 때 씻어서 다시 쓸 수 있는 견고한 주방용품 즉, 포크나 수저, 접시, 그릇 등을 사용한다.
 d. 일할 때나 집에서 레이저 프린터와 복사기와 팩스 기계 등의 카트리지가 재충전 가능한 지 확인 후 구입한다.
 e. 종이가 아닌 천으로 된 냅킨, 스펀지, 행주 등을 사용한다.
 f. 음료수나 세제 등을 구입할 때 다시 담을 수 있는 용기에 들어 있는 제품을 고른다. 어떤 제품은 소비자가 직접 다시 담을 수 있게 되어 있다.
 g. 가능하다면 건전지를 살 때 재충전 가능한 것을 고른다. 그렇지 않다면 유해 물질이 적게 든 건전지를 고른다.
i. 만일 어쩔 수 없이 일회용을 쓰게 될 경우 필요한 것을 딱 한 번만 쓴다. 예를 들면 일회용 케첩 봉투나 냅킨의 경우 하나 이상이 필요하지 않을 경우 단 하나만 쓴다. 맥도널드에 갔을 경우 하나의 케첩을 달라고 한다.


2. 오래 쓸 수 있는 제품은 잘 보관하고 고쳐 쓴다.
오래 쓸 수 있는 옷과 타이어와 가구들은 잘 보관하고 고쳐 쓰면 잘 닳지 않고 부서지지 않아서 자주 바꾸지 않고 버리지 않아도 된다. 비록 제품 값이 처음에는 좀 나가더라도 장기적으로 볼 때 오래 쓸 수 있는 장점으로 인해 그 비용이 상쇄되거나 훨씬 경제적이다. 그렇다면 어떤 제품을 어떻게 구매하고 관리할 수 있을까?


j. 오랜 기간 동안 품질을 보증하는 오래 가는 가구와 가전제품을 구매한다. 소비자들의 제품 평가보고서를 확인해보는 것도 중요하다. 그리고 제품을 쉽게 고칠 수 있는 지도 알아보아야 한다.
k. 가전제품을 사용할 때 제품 설명서를 따라 적절히 사용하고 관리한다.
l. 차나 자전거 등의 타이어를 살 때 질 좋고 오래 가는 제품을 구입함으로써 타이어를 자주 갈거나 버리는 경우를 줄인다. 타이어의 수명을 연장하려면 타이어의 압력을 한 달에 한 번 씩 주기적으로 체크하고 타이어를 정기적으로 바꿔 끼운다. 가능하다면 재생 타이어나 재 가공한 타이어를 사용한다.
m. 옷이나 구두, 핸드백이나 서류 가방 등을 가능한 대로 고쳐서 쓴다.
n. 가구나 스포츠 용품, 장난감이나 연장 등을 살 경우 제품을 오래 사용할 경우를 고려하여 견고한 제품을 산다.
o. 전구를 살 경우 백열등보다는 에너지가 적게 드는 형광등을 산다. 형광등은 백열등보다 훨씬 오래 사용할 수 있어서 전구를 자주 갈아 끼지 않아도 된다.


3. 봉지와 저장 용기를 다시 쓴다.
매일 사용하는 제품들의 대부분은 한 번 이상 사용 가능한 것들이다. 가방이나 저장 용기들을 버리기 전에 위생적으로 실제적으로 다시 쓸 수 있는 지 검토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품을 다시 사용하면 그 수명을 연장하게 되고 아울러 쓰레기를 줄이는 효과도 얻게 된다. 각 개인의 특수성에 맞게 학교에서나 집에서나 일터에서나 공동체적으로 함께 할 수 있는 것을 찾아보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p. 종이봉지나 플라스틱 봉지를 다시 쓴다. 잘 살펴보아서 그 봉지들이 쓸만하면 다음 번에 장을 보러 갈 때 다시 사용한다. 또는 끈으로 만들거나 천으로 만든 봉지를 가져간다. 만일 재사용 봉지가 없고 한 두 가지의 물품을 구입할 경우 정말로 봉지가 필요한 지 재고해 본다.
 r. 한 번 쓴 종이나 봉투를 다시 사용한다. 복사하거나 쓴 종이의 다른 쪽 면도 사용한 후 재활용할 수 있게 한다. 선물 상자, 리본, 포장지 등을 보관했다가 다시 사용한다. 집안에 모아둔 것들 중에 다시 사용할 수 있는 것들을 검사하고 목록을 작성해 두었다가 필요한 때 사용한다.
 s. 신문지나 상자, 포장용 땅콩 등을 모아 두었다가 물건을 싸서 부칠 때 다시 사용한다. 또한 신문지는 유리창을 닦을 때 쓰면 효과가 좋다.
t. 빈 병, 플라스틱 병, 우유 잔, 커피 캔 등의 저장 용기를 버리지 않고 씻어서 다시 사용한다. 이러한 용기들은 단추나 못, 압정 등을 보관하는 데 제격이다. 그리고 필자의 작은 경험이지만 커피 캔이나 큰 플라스틱 우윳병을 위 부분을 잘라내고 흙을 부어넣으면 꽃이나 작은 식물을 키울 수 있다.
 w. 자동차 기름이나 제초제 등이 들었던 병은 다시 쓰지 말고 분리해서 모아 두었다가 따로 처리한다. 이를 위해 지역자치단체에서 가정용 위험쓰레기 수집센타를 운영해야 한다. 그리고 위험한 저장물들은 표시를 해서 아이들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해야 한다.


4. 자주 쓰지 않는 물품은 빌리거나 나누어 쓴다.
자주 쓰지 않는 물품들은 집안에 있으면 공간을 차지하거나 먼지를 끌어 모으다가 결국 쓰레기로 버려진다. 이러한 제품들은 필요할 때 빌려 쓰는 것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비정기적으로 쓰이는 물품들은 이웃끼리 친구끼리 가족끼리 나누어 쓰는 것도 좋은 대안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천연자원도 절약하고 돈도 절약할 수 있다.


x. 혹시 파티를 할 경우에는 파티용품을 사지 않고 전문회사에서 빌리도록 한다. 즉 장식이나 파티에 필요한 용품들을 빌려쓰고 돌려주도록 한다.
bb. 집관리 필요한 물품들은 필요할 때 빌려쓰거나 마을에서 공동으로 구입한 후 필요할 때 돌아가면서 사용한다.
cc. 오래 쓰던 도구들이나 카메라 장비 등의 물건들을 버릴 때 친구나 이웃 등에게 필요한지 물어본 연후에 정말 아무도 필요하지 않을 때 버린다.
dd. 신문이나 잡지를 다른 사람들과 나누어서 본다.


5. 중고제품을 사거나 물건을 버리기보다는 팔거나 기부한다.
한 사람의 쓰레기가 다른 사람에게는 보물이 될 수도 있다. 불필요한 가전제품, 연장, 옷을 버리기 전에 그것들을 팔거나 기부하도록 하면 좋겠다. 또한 필요한 물품이 있을 때 중고제품을 선택하는 것도 좋은 생각이다. 이를 통해 자원을 절약할 수 있고 새 제품을 살 때 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필요한 물품을 구할 수 있게 됨으로써 아직 쓸 수 있는 물건들이 쓰레기가 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ee. 필요하지 않는 물품들을 필요한 기관에 기부하거나 중고제품 판매점에 다시 판다. 기부를 하게 되면 어떤 경우에는 면세혜택을 얻기도 한다. 그리고 다시 팔 경우 현금을 받기도 한다. 기부를 받는 기관들은 주로 옷과 가구나 가전제품들을 받는다. 단 기부하는 물품들은 깨끗하고 품질이 양호해야만 한다.
ff. 쓰던 물품들을 바자회나 벼룩시장이나 집 마당에 놓고 팔 수 있다.
gg. 입을 수 있는 옷이나 쓸 수 있는 제품들을 가족들에게, 이웃에게, 또는 필요한 이들에게 나누어준다. 나누어주기 전에 제품의 질을 확인하여야 한다. 가령 옷의 경우 세탁을 하고 얼룩이나 구멍이 없어야 한다.
hh. 지역 공동체가 함께 격려하여서 옷이나 음식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주는 행사를 갖는 것도 생각해 볼 일이다. 이웃끼리 옷과 음식을 모으거나 근처의 상인들에게 흠이 났지만 먹을 만한 음식이나 아직 쓸만한 제품들을 기부 받아서 직접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주거나 그들을 돌보는 기관에 기부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다.
ii. 필요한 책이나 전자제품, 가구, 그림 등을 중고 제품이 있을 경우 중고제품으로 구매한다.


글을 맺으면서


하 나님의 백성으로서 그리고 사회의 일원으로서 우리 그리스도인은 생활 속에서 주께 예배를 드려야 한다. 그 예배는 우리의 생활 전체를 주께서 원하시는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이며, 우리에게 주신 자연과 이웃에 대한 청지기의 책임을 다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다시 쓰기는 개인이나 공동체가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아주 효과적인 일이다. 어쩌면 다음 호에서 살펴 볼 재활용 (Recycle)보다도 먼저 생각해야 할 것으로서 그 경제적, 환경 적인 효과는 아무리 말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이다. 그러나 아무리 다시 쓰기의 중요성을 인식한다 해도 각 개인의 실행 의지가 굳건하지 않으면 소용없는 일이다. 먼저는 각 개인이 가정에서 일터에서 책임 있는 개인의 역할을 다 해내고, 공동체가 의지를 모아 구체적인 대안을 찾아갈 때 가능한 일이다. 특히 이 다시 쓰기는 개인만의 의지로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개인과 공동체가 함께 해야만 가능한 영역이다. 그리스도인 개인과 공동체는 이면에서 중요한 사명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각 가정의 일원으로서 개인은 각 가정에서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공유하고, 생활공동체의 일원으로서 각 개인과 가정은 이웃과 함께 그 중요성을 나누고 함께 대안을 찾아가도록 힘써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그리스도인 가정이 앞장서서 아파트나 지역의 반상회 모임에 참여하여 의견을 개진하고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 나가면 좋겠다.


요 한은 우리를 부르신 하나님의 목적이 선한 일을 위함이라고 하셨는데 (물론 여기의 선한 일에 대한 해석에 차이가 있겠지만) (엡 2:8-10) 분명히 환경을 보호하는 일을 위한 노력 또한 주께서 기뻐하시는 일이 아닐까? 다시 쓰기를 통해 주께서 그리스도인에게 주신 적극적인 사명을 조용히 적극적으로 실천해 나가는 삶을 살아가면 좋겠다.